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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리 Apr 09. 2024

나무가 자라듯 아이도 엄마도 자란다.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무럭무럭 자라자


4월이 되니 세상은 각자의 방식으로 봄을 알린다.

아이와 산책을 하며 벚꽃과 개나리가 예쁘게 피었다며 개나리 옆에서 아이 사진을 연신 찍어준다.


우리 집 앞에 목련나무가 있다. 목련나무의 꽃은 너무나 예뻐서 활짝 핀 3월 말에서 4월이 되면 매일 한 장씩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목련나무는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가 꽃잎이 떨어지면 꽤나 지저분해진다.


내가 글을 쓰러 가는 집 근처 카페에게 가면 창가로 보이는 진달래가 있다. 봄꽃 중에 화사하기로는 제일이다. 독성이 강한 철쭉과 달리 진달래는 식용이 가능하다. 진달래를 보면 꽃을 따서 쪽쪽 빨아서 단맛을 느꼈던 추억이 떠오른다. 아파트 단지에 있는 진달래였는데 매연을 가득 머금은 것도 모르고 그냥 단맛이 좋아서 친구들과 진달래의 단맛을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탄천 길을 산책하면 벚꽃 비가 흩날린다. 탄천에 자주 가는데 벚꽃시즌만 되면 사람들은 너도 나도 벚꽃이 가득 있는 탄천(서울에 한강이 있다면 성남엔 탄천이 있다)으로 모여서 사진을 찍는다. 강아지도 아이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커플, 가족 단위로 모여든다. 모두가 사진을 찍으며 예쁜 벚꽃을 보며 웃음꽃을 피운다. 나도 아이의 사진을 찍어주며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훌쩍 커버린 것만 같아서 아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


 종류에 따라 각각의 계절에 맞게 자라난다. 그리고 그를 보는 관점에 따라 어떤 꽃은 나에게 좋은 추억과 연결해서 생각하기도 하고 어떤 나무는 안 좋은 관점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최근 식물에 푹 빠져있는 지인에게 다육이를 선물 받았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다육이는 50-60대 엄마들이 베란다에서 무한 번식을 해서 징그러울 정도로 많아지는 생명력이 엄청난 식물로만 알고 있었고

(그건 바로 친구네 엄마)

긍정적인 시선보단 무서울 정도로 뻗어나간다라는 생각에만 꽂혀있었다.

그런데 선물 받은 다육이는 생각보다 귀여웠고 우리 집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서 인테리어는 할 수 없지만 적절한 아이템이 들어와서 그걸 걸어두니 한층 밝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주택에 이상한 벽구조? 가 거슬린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귀여운 친구를 걸어두니 그 벽과 잘 어울려서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 보면 다육이는 여전히 다육이고 벽은 그대로 있었고 변하지 않았다.


다만, 보는 관점만 달라져있었다.




아이를 낳은 날 벅차다는 감정을 처음 이해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힘이 들자 내가 왜 아이를 낳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올라왔다. 그리곤 나의 성장에 방해되는 원인을 아이로 돌린 적이 있었다. 잠을 못 자고 몸이 아픈 것이 너무나 힘들었고 모든 게 짜증이 났던 시기가 있었다.


나는 아이에게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을까?


'아이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너무 많아'라는 생각을 하며 육아를 했을 때 아이에게 부정적 에너지를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돌아보면 '아이 덕분에 얻는 것들이 많다'




각자의 속도에 맞춰서 자라나는 식물들처럼

아이도 엄마도 각자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때론 타인과의 비교를 하며 조급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해 보면 너무나 달라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

불평보단 현재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해나가며 자라난다.


오늘 글을 쓰는 지금

하루가 나에게 주어지고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감사하다.




어떤 관점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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