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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리 Apr 17. 2024

운전면허를 갱신했다.

갱신을 하고도 시간이 꽤나 흘렀다...

Image by Pexels from Pixabay

20살에 운전면허를 따러갔을 때 다른 이유는 없었다. 부모님께서 점점 운전면허를 취득할 시간은 없어질 수 있으니 이 시기에 무조건 따야 앞으로 편할 것이라고 하셨다. 


 아빠의 차는 그랜드카니발 11인승이었기에 선택 없이 1종보통을 따야만 했다. 트럭에 올라타는 것조차 낯설었고 클러치와 엑셀을 왔다 갔다 하며 밟는 것 또한 너무 힘들었다. 그렇게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운전을 처음 한 날은 긴장해서 온몸이 아팠고 몸살이 났다.


 시간이 흘러서 운전면허를 갱신했다. 운전을 능숙하게 하진 못하지만 그냥 그냥 한다. 하지만 졸음운전을 한 차량 때문에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다. 초보운전 때보다 사고의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운전이라는 건 수십대, 수만 대의 차량 속에서 각자의 목적지로 가는 여정이기에 나만 방어운전을 한다고 사고가능성이 0에 수렴하는 것은 아니다.




육아가 너무 힘들었고 아기가 왜 이러는지 알 수 없고 내가 사라지는 것 같아서 힘들다는 나의 푸념에


40대인 언니(육아동지)는 이런 말을 해주었다. 

30대에 일도 정말 열심히 해보았고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해보았고 연애를 열심히 해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주는 행복과 일상은 현재만 누릴 수 있는 것이고 아이와의 일상이 진심으로 행복하다. 멈춰있는 것 같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이다.


50대인 우리 엄마는 이런 말을 해주었다.

엄마가 퇴근 후 발에 매달려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던 너의 어릴 적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고 미안하다. 소중한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사실, 나는 육아를 하며 꽤나 조급했다. 20대 초중반에 결혼을 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 친구들은 결혼을 거의 하지 않았고 육아를 하는 친구들도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각자의 삶을 각자의 방식대로 너무나 열심히 살고 있었다. 나만 멈춘 것 같은 불안감에 무서웠다. 그래서 공부를 하지 못하는 날이 너무나 서러웠다. 되돌아보니 그건 공부를 하지 못한 것 때문이 아니라 나만 멈춰있다는 불안감이 엄청났나 보다.







Image by 강춘성 from Pixabay

처음 아이가 태어났을 땐 너무 무섭고 서툴렀다. 우는데 왜 우는지 몰라서 힘들었고 손톱을 자르는데 살까지 잘라버릴까 봐 무서웠다. 마치 내 첫 운전처럼

육아가 조금 익숙해진 듯 한 생각이 들면 아이의 성장에 따라서 또 다른 이슈가 생긴다. 운전도 3~5년 차에 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것처럼

육아를 하면서 정말 다양한 변수가 생긴다. 아이가 커가며 사회생활을 하게 되고 환경, 관계에서의 이슈는 늘 존재한다. 운전은 나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꼿꼿하게 서서 부러지지 말고 

주어진 환경에 갈대처럼 바람의 결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사람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나의 삶을 운전해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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