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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ading Innovator Jay Nov 14. 2023

균형과 불균형 사이에서


균형과 불균형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균형 잡힌 것들을 선호한다. 반듯하게 서 있는 건물과 다리를 좋아하며, 기울어진 건물 옆은 피하고 싶어 한다.


몸도 균형이 무너지면 여러 고통을 수반한다. 허리의 균형이 무너지면 척추측만증, 심하게는 척추 추간판 탈출증(일명 디스크)을 경험하게 되며, 이런 것이 목으로 오면 거북목이 된다. 


불균형은 사람의 몸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래의 사진처럼, 일부 자동차의 경우 기계적 설계의 문제로 핸들과 의자의 중심이 다르게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자동차를 장시간 운전하게 된다면 우리 몸의 균형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동차 시트와 핸들의 불균형
노트북의 불균형


이런 불균형의 문제는 자동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노트북의 스크린 중앙, 키보드의 중앙(F와 J의 중심선)과 트랙패드의 센터라인이 전부 다르다. 키보드를 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개가 오른쪽으로 살짝 돌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건들을 사용하면서 의도치 않게 몸의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또한, 사무직의 직장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의자에 앉아서 장시간을 스크린에 집중을 한다. 거북목은 더 이상 특정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목을 갖게 되면 여기서 형성된 불균형은 허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균형을 잃어버린 우리의 몸은 서있는 것보다 앉아 있는 자세를 더 편하게 느끼게 되고, 점점 심해지면 앉아 있을 때조차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살게 된다. 

거북목의 힘듦




이렇게 부자연스러워진 몸을 올바르게 만드는 방법은 아주 단순하다. 


바로 걷기와 달리기다. 


몸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각종 불균형 잡힌 문명의 도구와 장시간의 노동으로부터 얻은 몸의 불균형을 걷기와 달리기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 거북목과 척추측만증에 고통을 줄이고자 허리보호대까지 착용하며 살았던 삶이 걷고 달리며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허리의 고통을 더 이상 느낄 수 없게 되었다. 


걷기와 달리기, 천천히 달리기와 빨리 달리기에서 각각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걸을 때는 생각이 많다가 뜀의 속도를 빨리할수록 머리는 고요해진다. 어느 날 달리다가 몸을 살짝 더 앞으로 기울여봤다. 신기하게도 앞으로 살짝 몸을 더 기울였더니 달리는 속도가 전에 비해 엄청나게 빨라졌다. 다리의 근육들의 부하가 커지며 고통이 올라오기 시작하였지만, 얼굴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의 부드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걷기와 달리기는 불균형에서 시작된다. 균형을 잡고 가만히 서있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균형을 이기고 앞으로 몸을 기울일 때 비로소 우리는 발을 내딛을 수 있다. 그리고 몸을 점점 더 기울여갈 때 더 빠른 속도로 나아갈 수 있다. 

기울기에 따라 빨라지는 달리기


앞서 살펴본 목이나 허리의 경우 균형을 맞추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그리고 우리 주변과 삶에서 대부분의 경우는 균형 잡힌 것들이 보기에 좋다. 그러나 달릴 때 앞으로 기울어지는 몸처럼 균형이 깨질 때 비로소 상황들이 재배치되고 상황들이 임계점을 돌파하여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주어진다. 


균형은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있는 것이다. 하던 것을 계속하는 것이고 변화를 싫어하는 관성과 같은 것이다. 앞으로 기울어지는 변화가 있을 때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며 앞으로 넘어지기 전에 강한 다리 근육을 이용해서 다음발을 힘차게 내딛음으로 우리는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세상에는 균형 잡힌 것들이 사랑을 받지만, 불균형이 균형을 만들기도 하고 넘기 힘든 임계의 지점을 넘어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도전하는 태도를 견지하는 삶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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