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몽골을 여행하며 끝없이 펼쳐진 대지 위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동물들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의문이 들었다. '이렇게 넓은 곳에 가축들을 풀어놓고도 어떻게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을까?' 이 궁금증을 참지 못해 함께 있던 가이드에게 물었다. 가이드는 미소를 지으며 가축을 관리하는 유목민들의 지혜를 들려주었다.
"유목민들은 가축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두 가지 핵심 요소를 통제해요. 첫 번째는 새끼입니다. 어미는 본능적으로 새끼를 떠나지 않으려는 습성이 있죠. 그래서 유목민들은 새끼를 특정한 장소에 매어두고 무리가 그곳을 중심으로 활동하도록 합니다. 무리는 아무리 멀리 나갔다가도 새끼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게 되죠. 두 번째는 물이에요. 초원에서 물은 가축들에게 생명과도 같습니다. 유목민들은 물을 특정 장소에서만 공급해 무리가 아무리 넓은 초원을 돌아다녀도 결국 목이 마르면 그곳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도록 합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러한 유목민의 통제 방식은 플랫폼이 사용자들을 묶어두는 전략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첫 번째로, 유목민들이 '새끼를 통제하는 방식'은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를 강화하는 전략과 유사하다. 링크드인은 사용자들이 업계 안팎으로 자유롭게 네트워킹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지만, 그 핵심은 이 네트워크를 플랫폼 내부에 강력하게 흡수시킨다는 데 있다. 당신의 친구, 동료, 중요한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모두 이 플랫폼에 집중되어 있다면, 이를 떠나기는 쉽지 않다. 플랫폼은 이렇게 관계를 장악해 사용자가 이탈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이는 유목민들이 무리 속의 어미가 새끼를 떠나지 않으려는 본능을 이용하는 방식과도 닮아 있다. 어미 가축은 새끼를 통해 무리라는 생존 네트워크에 더 깊이 묶이게 된다.
두 번째로, 유목민들이 '물을 통제하는 방식'은 플랫폼이 전환 비용을 높이는 접근과 비슷하다. 아마존은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해 쇼핑을 편리하게 만든다. 하지만 다른 쇼핑 플랫폼으로 이동하려면 새로운 계정을 만들고, 결제 정보와 주소를 다시 입력해야 하며, 개인화된 경험을 재구축해야 한다. 이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으로, 결국 사용자가 아마존에 머무를 강력한 동기가 된다. 이는 유목민들이 가축이 새로운 곳에서 물을 찾기 위해 겪어야 할 불편과 위험을 이용하는 방식과 닮아 있다. 초원에서 새로운 물을 찾는 것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존과 직결되는 위험이다. 물이 없을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은 가축들을 안전하게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익숙한 장소로 다시 돌아오게 만든다.
유목민들은 가축들이 본능적으로 필요로 하는 두 가지 핵심 요소, 즉 새끼와 물을 통제하여 가축들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 가축들은 겉보기에 초원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목민들이 통제하는 요소에 의해 다시 원래의 장소로 돌아오게 된다. 이처럼 수천 년간 초원에서 가축을 방목해온 유목민들의 지혜는, 오늘날 플랫폼들이 네트워크 효과를 확장하고 전환 비용을 높여 사용자들을 락인하는 방식과 놀랄만큼 닮아 있다. 플랫폼들은 끊임없이 이 전략을 고도화해 사용자들을 붙잡아두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노력이 너무 복잡해지거나 본질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유목민들의 단순하고도 효과적인 방식을 떠올려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