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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혁재 May 24. 2022

미국에서 마케팅하기(2)

아마존 검색엔진 최적화 - 한국에선 할 수 없었던 것들

무엇을 해야 할까?

사실 나는 해외 생활에 대한 기대는 거의 없었고 일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외국어를 사용하면서 마케팅 업무를 하는 것이 나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렇지, 계획했던 대로 되면 그건 나의 인생이 아닐 것이다.

정리하자면, 나는 이 회사에 디지털,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로 오게 되었지만 정작 회사에서는 이 방향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마케팅 예산 0원,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이곳에서 직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이곳은 B2B와 B2C를 동시에 진행을 하고 있는 비즈니스인데 B2B 매출에 의존도가 큰 구조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B2C 쪽을 소홀히 할 수 없다. 왜냐? 대부분의 B2B 고객들이 B2C 시장에서의 반응을 우선적으로 살피고 문의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마존

한국의 쿠팡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을 할 때 즐겨 쓰는 미국 최대 규모의 쇼핑 플랫폼이다. 회사 제품 리스팅의 상태는 단순히 제품 이름과 제품 사진 하나만 올라가 있는 상태였다. 지금까지 리스팅에 충분한 신경을 못 썼던 점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우선 회사의 제품이 너무 많고 그에 따라 경쟁사들도 많아지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관리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본다. 

아마존의 검색엔진은 똑똑하다. 구글만큼은 아니겠지만 고도화되어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만큼 데이터의 양도 많다. 다만, 아마존은 더 이상 사람들에게 회사의 키워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보통 아마존 키워드 발굴은 써드 파티 툴을 통해 하는 경우가 많다.


나 같은 경우에는 아마존을 전혀 써보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존이라는 플랫폼 자체를 배우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알려줄 사람이 없는 나에게 "유튜브"는 나의 사수이자 멘토였다. 전 회사에서 4년 차 마케터분이 나에게 해주셨던 말씀이 잊히지 않는다. "할 수 있는 자와 못 하는 자로 나뉘는 것이 아니다. 찾을 수 있는 자와 못 찾는 자로 나뉜다. 모든 것은 유튜브에 있다." 한국어 유튜브만 본다면 지식의 확장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어 유튜브 영상들까지 포함한다면? 말 그대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마존을 공부하기 위해, 그리고 키워드 발굴 작업, 아마존에 있는 경쟁사들 조사를 위해 나는 유튜브에 있는 아마존 관련 영상을 다 봤다. 영어가 안 들리는 부분은 자동 자막 기능을 활용하였고 이해가 안 되는 개념은 이와 연관된 관련 영상들을 찾아보면서 공부를 하였다. 계속 아마존만 주야장천 보니 어느 정도 플랫폼에 대한 이해는 생겼다. 


이제 회사 제품 중 집중해서 최적화를 할 제품들을 선택하고 제품의 장점과 소비자 페르소나, 그리고 경쟁사들을 동시에 공부하기 시작하였다. 나의 경우 1. 알로에 주스 2. 생강차 3. 생강 사탕 4. 버블티 5. 티(tea) 카테고리 중심으로, 어떤 경쟁사들이 있고 이들이 어떻게 제품을 홍보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보았다.

이 과정에서 Helium10이라는 툴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굉장히 만족도가 높았다. Helium10은 실제로 미국에서 아마존 이커머스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많이 사용을 하고 있었으며 직관적인 UI와 기능,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해 인기가 많다. 나는 무엇보다 Helium10에서 제공하는 튜토리얼 비디오들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고 실무적으로 적용되는 사례들까지 보여주었기 때문에 쉽게 입문할 수 있었다.


Helium10

'쿠팡'처럼 아마존에서도 '리뷰'는 굉장히 중요하다. 리뷰의 수와 평점이 고객의 구매 결정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도가 큰데, 버블티를 제외한 모든 시장은 이미 강력한 경쟁자들이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음을 볼 수 있다. Helium10을 사용하면 경쟁사 물품들의 매출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강 사탕' 카테고리의 해당 제품을 보자. 판매 1위이고 Ginger people이라는 생강 관련 제품만 판매한다는 확실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많은 리뷰, 좋은 평점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이 제품을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못 이긴다'이다. 

Helium10로 보면, 위 제품은 생강 사탕 관련 80%가 넘는 키워드에서 모두 5순위 안에 포함되어 있고 sponsor 광고도 돌리고 있다. (sponsor 광고는 아마존 SA이다.)

반면, 내가 최적화해야 할 제품은 SA도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고 리뷰, 평점 수도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에 애초에 게임이 성립이 될 수가 없다.

따라서 제품 유사도가 높고, 가격도 비슷한 경쟁사들을 염두에 두고 키워드 발굴을 해야 한다.


리뷰

아마존 리뷰를 차근차근 읽어보면 얼추 사람들이 왜 해당 제품을 이용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다.

한국인의 시선에서 생강 사탕, 생강 젤리를 먹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만의 생각일 수 있지만) 내 기준에서 생강 사탕은 맛없는 어르신 간식?이라는 개념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아마존에서는 생강 사탕 카테고리가 따로 빠져있을 정도로 시장이 크다. 그리고 모든 경쟁사들의 리뷰를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생강 사탕을 왜 먹을까?

1. 아침에 일어나면 어지러운데 그때 이걸 먹으면 도움이 된다.

2. 목이 아플 때 이걸 먹으면 좋다.

3. 소화가 잘 안 될 때 도움이 된다.

4. 구취가 걱정되는데 양치를 못하는 상황에 먹을 수 있다.

5. 임신했을 때 속이 메스꺼운데 그러한 상황에 도움이 된다.


제품의 불만족 사항들도 정리하면 좋다. 예를 들어 나는 사람들이 진저 젤리를 먹을 때 턱이 아프다는 리뷰를 많이 봤다. 


이제 LMF(Language Market Fit, 고객 언어)를 알았으니 발굴한 키워드를 적용하며 물품의 제목, 설명 등을 작성한다.  예시로 실제 내가 작성한 일부 리스팅을 첨부했다.

  

     Unique, Caramel-like texture → XX doesn’t crack your jaw. Very soft, chewy so don’t get scared of trying!   

     Non-GMO, Gluten-Free, No Artificial flavor, No Artificial color → Your health is our top priority. XXX is free from GMO, GLUTEN, Artificial flavor and color so free from health concerns   

     Your go-to treat on the go: These ginger chews are individually wrapped so put some of them in your bag and pop it in your mouth on your way   

     Real Ginger Chew Candy with Well-Balanced taste: Made from real ginger and infused with the juice of your favorite fruits. It starts off sweet with a hint of ginger, but as it melts down you can feel a deliciously spicy kick   


밑줄 친 부분들은 실제 리뷰 (우리 제품이든 경쟁사든)에 있는 내용들이다. 이렇게 소비자들의 Pain point, 공감을 살 수 있는 부분을 넣으면서 리스팅을 최적화하고자 했다.


키워드 발굴, 워싱 작업


이미지

제품 설명과 USP(Unique Selling Point)를 텍스트로 넣는 것은 정보 전달의 목적보다는 "키워드 인덱싱" 목적에 조금 더 치우쳐 있다. (키워드 인덱싱: 키워드로 검색할 시 검색 결과에 나오는 것. 물품이 인덱스 되었다라고 표현한다.) 아마존은 모바일 기준 상단에서 리뷰로 바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정보전달을 하려면 '제품 사진'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였다.

이미지 작업의 경우 혼자서 하기 어렵기 때문에 디자이너의 손을 빌렸다. 디자이너에게 전달하기 위한 내용, 초안, 그리고 기본 레이아웃은 혼자서 작업하였다.

경쟁사들이 사용하는 이미지, 쿠팡에서 참고할 만한 제품 랜딩페이지 레퍼런스들을 모아 디자인적으로 참고할 수 있도록 모아두었다.


결과

3개의 키워드가 Top 10 노출 순위 안에 인덱스 되었다! 


사실 위의 과정 외에도 많은 것을 하였다. (Ex. 백엔드 키워드 작업, A급 콘텐츠, 브랜드 스토어 등)

해당 제품을 하나만 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카테고리의 제품들을 작업하였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고 싶지 않은 않았다. 그리고 중간에 사고가 한번 터지기도 하였다. (나중에 포스팅 예정)

그래도 세계적으로 큰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나의 성장에 있어서 큰 부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이었으면 아마존을 해 볼 기회 자체가 없지 않았을까? 


아마존에서 한 것이 많기 때문에 모두 다 적으면 사흘 밤낮을 새며 포스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아마존에 대한 포스팅은 여기서 멈추고 추후에 다시 추가적으로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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