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가에 관한 영화
<듄>(드니 빌뇌브) 시리즈는 혁명가에 관한 영화다. <듄 part 2>(2024)에서 폴이 비로소 각성하여 프레멘을 이끌 때, 이것은 SF 영화 이전에 혁명의 영화가 된다.
원래 폴(티모시 샬라메 역)은 사람들이 바라는 예언자/메시아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를 메시아로 만들려는 어머니의 계략에도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운명이 그를 메시아의 길로 이끌었고 결국은 그는 주어진 역할을 받아들인다. (아직까지는 그런 것처럼 보인다) 그러자 혁명을 부르짖는다. 영화의 마지막, 대가문들이 그의 황제 계승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을 때 폴은 말한다. "그들에게 낙원을" 그리고 대가문과의 전쟁으로 향한다. (이때 나는 소름이 돋았다.)
<듄 part 1>(2021)이 메시아의 수난이었다면, 이번 part 2는 각성이다. 그런데 각성만으로도 영화가 빛난다. 특히 폴이 모래 벌레를 타는 장면, 다른 이들과 모래 벌레를 타고 남부로 이주하는 장면의 롱 숏은 근사하다. (왜 큰 화면으로 봐야 하는지 일깨워준다) 내 생각에 드니 빌뇌브는 현존하는 최고의 테크니션이다. 데이빗 린치의 <듄>(1984)을 생각하면, <듄>이 이렇게 세련된 영화였는지 새삼 놀란다.
몰랐는데 이 영화는 3부작이었다. (오늘 part 2를 보고 알았다) 감독은 기운 차리고 3편을 만든다고 했지만 그때가 언제든 간에 part 2는 <반지의 제왕 2> 만큼이나 <스타워즈 5: 제국의 역습>만큼이나 대단한 3부작의 2편이 될 것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조금 있었지만 그건 무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