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으로 던진 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모완일, 2024)를 봤다. 상당히 인내심을 갖고 봐야 했던 드라마다. 어떤 내용인지 미리 알았더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드라마이기도 하다. 바로 장난으로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어제목이 The Frog인가 보다) 그러서 인지 많은 인내가 필요했다.
(*스포 있음)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두 개의 이야기가 평행으로 진행된다. 펜션 주인 영하(김윤석 역)와 모텔 주인 상준(윤계상 역) 그리고 두 명의 빌런 혹은 살인마. 처음에는 같은 시대, 같은 지역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영하의 이야기는 현재, 상준의 이야기는 그로부터 20년 전이다. 둘 다 우연히 숙박객을 들였는데 둘 다 희대의 사이코 살인마인 관계로 고통받는 이야기다. 여기서 장난으로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 이야기가 나온다.
영하나 상준 모두 돌에 맞은 개구리다. 그들은 평범하게 아니 성실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영하는 옆 펜션 에어컨이 고장 나는 바람에 그쪽에 예약했던 유성아(고민시 역)를 대신 받았다가 사달이 난다. 상준도 마찬가지다. 비 오는 날 모텔 앞에서 고민하는 차로 다가가 숙박을 권유한다. 방을 업그레이드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들였던 손님은 바로 연쇄살인마 지향철(홍기준 역)이었다. 그들은 도대체 무얼 잘못했길래 이런 고통을 얻는가? (영하와 상준 모두 "자기 때문"이라며 자책한다. 근데 왜 이들이 자책해야 하는데?)
지향철의 범행으로 인해 몰락한 모텔 주인 상준은 나중에 교소도로 지향철을 찾아간다. 하지만 지향철은 상준이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한다. (당연히 미안한 마음도 없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자신은 그냥 자신의 길을 가고 있었을 뿐인데, 하필이면 상준이 거기 있었을 뿐이라고.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었지만 돌을 던진 사람은 돌을 던졌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상준이나 영하는 뜻하지 않게 최악의 빌런을 만나고 말았다. 그로 인해 상준의 가족은 산산조각이 났고 영하 또한 (가족들까지)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평범한 개구리들은 이러한 화로부터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까? 혹은 처음부터 화를 만나지 않아야 할까?
모르겠다. 이럴 때마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사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간절하고 겸손한 마으로 부디 이런 불행이 찾아오지 않길 바라면서. 물론 유성아나 지향철은 아주 예외적인 인물들이다. 우리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힘들어하는 건, 유성아나 지향철을 만날까 두려워서가 아니다. 불쾌한 인연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무렇지도 않게 층간소음을 유발하는 윗집 사람이라든지 도로에서 만난 무례한 운전자, 술집 옆 테이블에 앉은 빌런처럼 말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고민이 하나 더 늘었을 뿐이다. 돌을 맞지 않으려면, 돌을 맞은 뒤에도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