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감독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테랑 2>가 개봉하자마자 극장을 찾았다. 영화는 1편보다 아쉬웠다. 어떤 점이 그렇게 아쉬웠을까?
(*스포 약간 있음)
무엇보다도 황정민 배우와 정해인 배우의 연기와 대사를 듣기 힘들었다. 두 사람만이 아니다. 조연배우들을 포함한 거의 모든 배우들의 연기/대사가 어색했다. 어딘지 모르게 들떠 있었다. <서울의 봄>을 생각하면, 황정민 배우가 이렇게 연기하는 것도 쉽지 않겠다 싶었다. 결국 영화는 감독 놀음이다.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배우들의 연기가 달라진다.
그리고 사건의 개연성이 없었다. (좀 심했다) 박선우(정해인)는 어떻게 서동철(황정민)의 폰을 복제할 수 있었을까? 물론 아는 사람 중에 그런 걸 잘하는 사람이 있다고는 말했지만, 물리적 시간은 있었나? 그건 다른 이를 시켜 "해치"인 척하게 만들고, 본인이 "해치"로서 악당들을 응징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언제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지?
그리고 같은 팀의 경찰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서도철은 너무나 쉽게 찾아내고 너무나 쉽게 확신한다. 의심이야 할 수 있겠지만 확신을 하는 건 쉽지 않다. 그렇게 빠른 시간에 믿고 빠른 시간 안에 의심한다. 이러다 보니 서도철 캐릭터 자체가 흔들리고 말았다.
무엇보다 박선우가 왜 그런 사람이 되었는지 나오지 않는다. 어떤 사연이 있었길래 폭력의 가면을 쓴 경찰이 되었을까? 박선우에 대한 설명이 없다 보니, 서도철 형사님 사람들 앞에서 쭈뼛거리던 박선우가 다음 장면에서 서도철에게 "형님"이라고 부르는 장면은 이상한 축에도 끼지 못한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어쩌면 편집과정에서 많이 생략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물론 좋은 점도 많다. 최근 우리나라 영화/드라마의 중요한 주제이기도 한 사적 복수에 대해 블록버스터급 영화에서 다뤘다는 사실은 의미 있다. 이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사회적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범죄 도시> 시리즈 못지않게 타격감 있는 액션도 좋았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스타일의 옥상 빗속 액션신도 반가웠다.
연출자는 마치 마지막 영화인 것처럼 너무 많은 얘기를 담으려 했다. 그러다 보니 꽤나 산만해지고 말았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그 좋은 배우들의 연기가 묻혔고, 스토리에 몰입도 되지 않았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콜라와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봤기에 좀 더 아쉬웠달까?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