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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클레어 Apr 18. 2024

신발끈을 동여매고

너무 오래 하지 않던 글쓰기. 다시 시작합니다.

네이버 웹툰 - 대학일기(작가: 자까)

가장 최근 브런치에 글을 올린 게 2월... Is this real?

너무 오랫동안 글을 발행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괜한 두려움이 생겼다.

글을 써야 한다는 의식도, 의지도 있었지만 너무 흘러가버린 시간에 키보드에 쉽게 손을 대지 못했다.


2월에 많은 행사들을 준비하고 신규로서 익혀야 하는 기본 업무를 숙지하느라, 거의 매일 본래 퇴근시간보다 4~5시간 늦게 퇴근하고 주말에도 나갔었다. 3월이 중순이 되어서야 비로소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단순 몸살증상인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랬었다. 괜찮은 줄로만 알고 병원을 가지 않았는데 2주 넘는 미열과 소화불량으로 발전해서 4월 초까지 나를 괴롭힐 줄은 몰랐다. (진료 결과는 감기도 소화불량도 아닌 원인 모름인 게 충격을 더하는, 아주 가지가지하는 상황)


글 쓰고 싶다에서 - 글 써야지 - 아 써야 하는데 - 어떡하냐 - 엄두가 안나.. - 이젠 쓰자!


"이젠 쓰자"까지 오기까지 몇 주의 시간이 흘렀던가...

내가 하지 않았던 건 글을 쓰며 기록하고 소통하는 일뿐만이 아니었는데, 공부하며 포트폴리오를 제작하고 스펙 쌓는 일도 미루고 있었다. 어느 것하나 제대로 하지 않았다.


내가 조교를 하기로 한 이유가 뭐였지?

바로 자기계발하고 포트폴리오 쌓을 시간 벌기. 보증금 마련하기.


그런데 지금껏 내가 한 건

한껏 게으름 피우기, 피곤하다는 이유로 해야 할 일 회피하고 누워있기, 핑계 대며 나중에 한다고 미루기


그놈의 나중, 나중, 나중...

그리고 피곤, 피곤, 피곤... 안 피곤한 사람이 있긴 한가? 일은 지구상에서 나 혼자 하나?

조금 쉬어야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추진력을 얻기 위한 쉼이라고 합리화를 무진장했다.


변명과 나태함이 습관처럼 굳어진듯하다. 그리고 무심하게 흘러가버린 시간이 그 결과를 처참히 보여준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후회를 하고 좌절을 겪고 능력을 다운그레이드시켜야만 이 짓을 멈출까'하는 생각이 들 때쯤, 불쑥 치고 들어온 마음속 외침.


"그냥 해"


마치 내가 나 자신이 아닌 것처럼 입으로만 "해야지. 귀찮아. 좀 있다가"하다가도 "아 난 왜 그럴까 너무 게으르다 미친 건가"라고 말하는 이 다중인격자 같은 모순적인 태도. 그런데 이게 다 나라는 거잖아. 이게 뭐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때쯤 나는 다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가끔은 철저한 사전조사와 재고 따지는 일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해야 하는 것이 분명한 일, 해서 나쁠 것이 없는 일 앞에서는 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 그냥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 냈다.


생각도 행동도 중독된다. 전엔 이런 후회와 생각을 안 했을까? 이 습관의 루틴은 안일하게 생각하며 합리화하고 미루기부터, 변명하고 후회하고 회피하고, 차가운 현실을 마주한 뒤 다시 호되게 후회하는 것까지다. 외면하고 쉬는 건 참 쉽다. 나를 망치는 건 원래 쉽게 얻어지는 법인가 보다.


안 좋은 걸 계속 반복하는 건 결국 나쁜 습관을 끊지 못한 어리석음이니까, 나 자신에게 창피하고 미안하니까. 더 후회하기 싫으면 달라져야겠지. 이젠 그냥 뒤돌아보지 말고 달려야 할 때다. 뒤만 보고 후회만 하다 늦으면 더 많은 걸 잃게 되니까.


습관처럼 회피하고 편한 것에만 찾다가 수렁으로 빠지고 있었던 방구석 세미 백수.


이젠 달라져야 한다는 걸 체감한 시점이 어느덧 여름을 달려가고 있는 4월이라는 게 충격적이지만, 너무 늦은 것도 같지만 더 이상 늦었다는 것에 마음 쓰지 않고 자괴감도 털어내면서 다시 노력해 보려고 마음을 다잡는다.


신발끈 동여매고 열심히 달려보자.

지금은 동네를 걷기만 해도 숨이 차지만, 나중엔 보다 멀리 마라톤도 뛸 수 있도록.


그리고 밀린 글들도 차근차근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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