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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woo Nov 30. 2023

누군가의 고민 앞 경계해야 할 ADHD인의 모습

사람은 감정적인 동물이다.

*누군가의 고민 앞 경계해야 할 내 모습


“나는 돌려서 말하는 걸 못하는 성격이야.”

“나는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스타일이야.”

“나는 할 말은 다 하는 성격이야.”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밀고 나가는 사람이야.”


지백이 대화방의 대부분 ADHD인들은 이런 태도가 대인관계를 망친다는 것을 이제는 잘 알지만, 아직도 위와 같이 말하며 이런 성격을 자신의 개성이라 여기는 ADHD인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단지 말하고 싶은 충동에 휘둘리는 것이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바로 입으로 내뱉어야 마음의 불편함이 해소되는 것으로 ADHD의 성향과 관련됩니다. 이런 모습은 주변을 불편하게 하고 자신을 주위로부터 고립시킬 뿐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달아야 합니다.

 

친구, 애인, 배우자 그리고 부모와 자식 간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에서 많은 ADHD인들이 쉽게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고민하는 상대방에게 바로 조언을 제시하거나 지적을 하는 등 빨리 해결하고 싶은 태도입니다. 그리고 심지어 자신의 말에 쉽게 수긍하고 인정하는 태도를 상대방에게 기대하기도 하지요.


 누군가 토로하는 고민이 내 눈에는 아무리 이해가 안 가고 어리석게 보일지라도 대놓고 지적하지 마세요.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그 순간에 그걸 참지 못하고 조언이랍시고 해답과 대안부터 제안하는 ADHD인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다툼이 시작되곤 하지요. 다툼이 반복될수록 관계에 금이 가고 속한 집단의 자신의 평판이 위태로워지기도 합니다. (단 한 번의 다툼으로 파국적인 결과로 연결될 수도 있지만 대게 그런 경우는 내가 눈치 채지 못했을 뿐, 상대방에게 차곡차곡 불편한 마음이 누적되어 왔던 겁니다.)


 상대방을 지적하고 싶은 순간이 온다면, “나는 매순간 그렇게 냉철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인가” 스스로 되물어보세요. 그런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우리 ADHD인은 때로 누군가의 특정 순간의 모습을 과도하게 일반화해서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언제나 바보 같은 사람은 없고 항상 이성적인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감정에 휩싸이면 판단의 날이 무뎌질 수 있습니다. (여성은 주기에 따라 호르몬 비율이 변하는 생리적인 특성으로 인해 좀 더 감정적인 순간이 있습니다. 그로 인해서 대체로 감정적으로 더 공감해주는 모습도 보이고요.)


 곤란에 빠져서 당황하는 또는 무언가로 인해 화가 나는 등 평상심이 아닌 누군가를 마주하고 있을 때는 먼저 평상심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대부분의 상황에서 사실 조언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조언을 묻지 않는 이상 조언은 사실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조언은 그 다음입니다. 경직되어 있는 딱딱한 마음에는 내 조언이 맹자가 울고 갈 촌철살인일지라도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먼저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야기를 듣자 하니 너무 허무맹랑하고 이해가 안돼서 지적부터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더라도 그 순간은 참아야 합니다. 아무리 양보해도 상대방의 거짓말 같은 생각에 동의하고 동조하는 것이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라는 말이 아니며 그렇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에겐 거짓말 같은 이야기도 상대방에게는 진심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상대방이 말하는 내용이 가짜이더라도 상대방의 감정은 진짜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상대방이 말하는 이야기에 공감할 수가 없더라도 상대방의 감정은 공감해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상대방의 의견과 생각에 동의하는 것과 다른 겁니다. 특히 ADHD인 부모와 ADHD자녀 사이 소통에서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합니다. 당장은 자녀가 내 눈에 못미더울지 몰라도, 큰 틀안에서 보면 결국엔 잘될 겁니다. 그렇게 믿으세요. 아이가 건강한 심신의 행복한 성인으로 자라길 바란다면, 적어도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나빠지는 일은 꼭 피해야 합니다. 아이는 존경이라는 꿈을 먹고 자라는 나무입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어른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지백이 2권 출간을 위해서 왕성하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일일이 업로드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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