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저거보단 잘하겠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손은 가차없다’는 사실이 악인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정말 치열하게 최선을 다해 높은 등급을 맞기만 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보이지 않는 손이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나를 끌어올려주리라는 심리적 안정감 말이다.
-[악인론] 중-
이 문장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는가?
1. 뭐하러 저렇게 치열하게 살지? 적당히 살면되지.
2. 저렇게 무섭게 성과를 내는 사람들 사이에서 내 가 도태되진 않을까?
3. 그래, 치열하게 해봐도 되겠구나!
작년까지의 나는 2번에 해당되는 사람이었다. 간호사라는 직업 특성상 성과를 낼 필요가 없다. 적게 일하건 많이 일하건 매월 같은 월급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 능력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는 친구들은 영어나 해당 과 공부 등 자발적인 공부를 한다. 나는 이 사이에서 간호사를 해야하는 동기를 찾지 못했고, 그럼에도 그들 사이에서 도태되긴 싫었던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치열하게 살 자신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나는 3번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 완독한 [악인론]에서 이 구절을 읽고 마음 한구석에서 안도감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안도감을 느낀 후 깨달았다.
실패해도 성공해도 내가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선택한건 후회 없겠다는 것을.
예전과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면 다른 점은 2가지다.
1. 목표와 그 목표를 이루는 과정을 구분한 것
2.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
1. 목표와 그 목표를 이루는 과정을 구분한 것
목표라는 건 내가 최상위로 생각하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내 목표는 성북천에 건물을 세워서 사람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 목표는 나의 최종 가치를 실현시켜준다.
하지만 이 목표를 이루려면 돈을 벌어야한다. 그렇다면 어떤 일이나 사업 해야한다. 예전엔 이 ‘일’까지도 가치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다. 돈을 벌기 위한 생각만으로는 그 일을 할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생각는 달라졌다.
2.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
가치있는 일로 돈을 벌면 좋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일을 찾는다면 그 일을 함으로써 가치는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나같이 평범하기 짝이없는 인생을 산 사람들은 이런 일을 찾는게 정말 어렵다. 과연 내가 미친듯이 몰입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라는 의문만 든다.
[악인론]의 저자는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하면 할 수 있는 일이 ‘그거 하나’ 뿐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치열하게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되돌아갈 길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처절함이 없었다. 누군가는 배부른 소리라 할 수 있지만 솔직히 지금 당장 굶는 일은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고난과 역경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평범한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방법은 딱 하나다.
“내가 저거보단 잘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일을 찾는것.
그리고 그 일에 사활을 걸어보는 것.
현재의 나는 “저만큼은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일을 도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나를 3번 인간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사활을 걸어야겠다.
[악인론]에 공감했다는 것에 감사하며
그리고 지금 내가 이 선택을 했음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