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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다가 자꾸 삼천포로 빠지지 않으려면

횡설수설하지 않는 법


이 주임 : 팀장님! 이번 달에 새로 도입해 본 '이 달의 행사' 프로모션이요, 제가 어제 결과를 보려고 리스트를 좀 뽑아 봤는데요. 아아, 정리해서 프린트해 드린다는 게.. 그게 프린터기가 고장인지 며칠 전부터 연결이 잘 안 되더라고요. 그거 분명히 빨리 해결해 달라고 총무팀에 얘기했는데 아직 답변이 없어요. 지난달에 저희 팀 캐비닛 추가 요청한 것도 계속 기다리라고 하더니, 업무 속도 너무 느린 것 맞죠? 답답해요 정말. (사건의 흐름대로 이야기하다 보니 의식의 흐름대로 말하게 됨)

김 팀장 : 어 그러게요. 메신저로 개별 컨택도 좀 해 봐요. 놓쳤을 수 있어요. 그런데 그 프로모션 결과가 어쨌다고요?

이 과장 : 아 맞다, 그게요~




아주 많은 분들이 이런 경험이 있을 거예요.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자꾸 딴 얘기로 새는 경험이요. 저도 사적인 대화에서는 그러는 경우가 자주 있어서, 이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답니다. 




분명 나는 A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말을 시작했는데, 또는 상대방이 물어본 건 A인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꾸 중간에 B로, C로, D로~ 얘기가 흘러갑니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미괄식으로 말하기 때문입니다. 미괄식이란 주제가 말의 꼬리(끝)에 가도록 배치하는 것, 두괄식과는 반대의 개념입니다. 




목적 없이 떠드는 수다에서는 큰 상관이 없습니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는 이렇게 흐름이 마구 끊기거나 이리 튀고 저리 튈 경우, 오히려 더 재미있게 느껴질 때도 있더라고요. 긴장을 풀고 아무 말 대잔치를 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공적인 자리, 회사에서의 보고나 발표의 자리나 상사의 질문 앞에서 이렇게 맥락 없는 투로 이야기를 한다면 어떨까요? 프로답지 못한 것은 물론, 횡설수설하는 모습에 신뢰감도 확 떨어질 겁니다.




대화가 명료하지 못하니 일의 효율도 떨어지고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해야 합니다. 두괄식으로 말하는 거지요. 




질문을 받았다면 결론, 즉 최종 '답변'을 먼저 하고, 발표를 할 때도 대주제, 또는 소주제의 결론, 요약 문구를 먼저 언급합니다. 그 후에 부연 설명, 서사 있는 스토리를 읊는 거지요.




위의 대화는 이렇게 바꾸면 좋을 겁니다.




이 주임 : 팀장님! 지난 달에 새로 도입해 본 '이 달의 행사' 프로모션이요, 한 달 매출이 예상치보다 15%나 높게 나왔어요. 이 방식으로 추가 석 달 간 매달 주제를 바꿔서 진행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론+부연설명)

김 팀장 : 네, 수고했어요. 내용 정리해서 다시 보고해주세요. 본부장님께 자세히 보고드릴게요.

이 주임 : 그리고 프린터기가 계속 말썽이에요. 총무팀에 요청했는데 며칠째 소식이 없네요. 지난 달 캐비닛 요청 건도 그렇게 늦더니 말이에요. (추가로 관련있는 이야기)

김 팀장 : 저도 확인해볼게요. 우선 메신저로 총무팀 박주임한테 개별 연락 넣어보세요.




동화책처럼, 글쓰기 시간에 배운 것처럼 기-승-전-결, 서론-본론-결론 순서로 이야기하다간 분명히 중간에 딴 길로 새는 일이 벌어집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가장 핵심내용을 먼저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이유와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세요. 말하는 나도 편해지고, 듣는 사람도 편안해집니다. 




우리의 집중력은 생각보다 약하다는 걸 꼭! 기억하세요.





그래서 결론이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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