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계
본격적으로 그림을 다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그림을 그리는 AI가 예술가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는 직업들은 AI에게 정복되지 않을 거라 호언장담하던 사람들이 넘쳐났는데, 참 엄청난 세상이다.
물론 아직 AI는 모든 예술가들을 뛰어넘지 못했다.
표정이 살짝 뻣뻣하다거나, 손가락 개수를 틀리는 식의 실수를 남발하기도 한다.
그런 AI를 보며 안도하는 사람들에게,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특이점이 온다"에서 언급된 '선형적 관점'에 주목해야 한다 말해주고 싶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늘 곡선을 그리며 기하급수적 성장을 하고 있지만,
그 곡선 위에서 앞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는 마치 평행한 직선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개념이다.
그의 저서는 궁극적으로 '기술적 특이점'을 암시하고 있다.
자신보다 뛰어난 존재를 창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만들어지는 시점이다.
그때가 오면 어떤 직업도 AI로부터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는데, AI 관련 법률이 슬슬 제정돼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에 생태계 교란종이 등장했으니, 사람들을 법으로 보호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데, 이러한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기는 커녕
사람들은 그림쟁이들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도태자들이라며 조롱하기 바쁘다.
어쩌면 기쁜 소식일 수도 있다.
AI가 판치는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대체 불가능한 능력을 구축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그런 능력이 없는 나는 열심히 도망이나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