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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세이스트 레지나 Aug 09. 2024

학부모 문해력,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다.

아침 식사중 티비에서 흘러나오는 뉴스에 남편과 나는 어이없는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아이구 참...우째...

"내가 지난 번에 말하지 않았나? 고등학생들 듣기평가하는데, 위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소는? 하고 보기에 화랑이 나왔는데  얘들이 다 '엥? 화랑이 뭐임?' 했다니까. 요즘말로 미술관하면 될텐데, 그 출제 자는 왜 굳이 화랑이란 단어를 썼지? 아무튼  화랑은 그냥 한 예일 뿐이고, 영어 모의고사 지문 하나를 읽고 이해시키려면? 함축적, 냉소적, 역설적 등등 일일이 단어 뜻 설명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글의 흐름을 몇번이고 반복 또 반복해야 한다니까. 어제도 기말고사 결과얘기를 했는데..., "


웃을 일이 아니다. 오랫 동안 중고생들의 영어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나로서는 매년 달라지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혹은 문화에 당황하곤한다. 특히 코로나시대에 초등학교때부터 화상 줌 수업을 해온 아이들은 더더욱 학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저 신문기사에 난 학부모들이 지금 20대 중후반부터 30대 초중반 쯤 된 학부모들이니, 10년 전 화랑이 뭔지 몰랐던 중고등학생들의 현재 모습일 것이다. 

이번에는 반대로 생각해보자. 요즘 젊은 친구들이 하는 말들을 우리가 얼마나 알아듣고 이해하는지. '별다줄', 별걸 다 줄인다는 말임은 나도 아니까 이미 통용어처럼 쓰이는 말이다. 스마트폰 세대이다 보니 카톡 등 SNS 메세지 공간에 입력하기 위해서는 줄임말을 쓸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심지어 한글 맞춤법의 옳고 그름이 사라진지도 오래다. 이미 어릴때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한 아이들의 경우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해야하는 받아쓰기가 얼마나 어려울지... 괜찮아 는 갠차나, 없어는 업써,   많이는 마니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가 불가능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이것이 비단 학생들, 어린 학부모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우리말 자체가 한자어의 뜻을 빌어다 쓰는 어휘들이 대부분이다. 무엇보다도 공공기관 문서들부터 바뀌어야한다. 일단 한자어로 표기하면 짧으니까 쉽게 해결되지 않을 문제이긴하다. 우천시란 말만 봐도 세글자이면 될 것을 비가 올 경우 이러면 다섯글자가 되어버리니까. 중식은 두 글자, 점심식사 혹은 점심도시락하면 글자 수가 늘어난다. 도서관 사서 선생님은 도서관 책선생님섭취, 급여, 일괄이란 단어는 말할 것 도 없다. 


학부모의 문해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아이들의 책읽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릴때부터  책을 통해서 어휘력을 읽혀야 한다. 국어 영어를 잘하는 아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어릴때부터 책을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얼마나 잘 읽었느냐가 바로 그것이다. 국어 영어를 잘하는 아이들이 다른 과목도 잘 할 수 밖에 없다. 이해력이 좋으면  문맥의 흐름을 파악할 줄 알고, 그래야  자기 의사 표현도 확실히 하고, 자기 글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지문 하나를  읽고 요약하라고 하면, 학생들은 그것이, 그 주제찾기 문제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영어지문을 읽으면 번역은 되는데 문해력 혹은 해득력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말로된 해석본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해 풀어서 설명해줘야 한다. 스마트폰이 베이비시터라는 말까지 있다. 우는 아이 달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마트폰을 보게하는 것이란다. 어릴 때부터, 심지어 아기 때부터 종이 책보다 영상에 먼저 익숙해지게 하면 창의력 상상력은 포기해야 한다. 몇몇 나라에서는 3세 미만 혹은 일정한 연령 기준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노출을 법으로 금지시킨다고 한다. 

일단 한자에서 유래된 어휘력 부족, 문화의 차이로 인한 세대간의 다른 언어, 그리고 책보다 스마트폰을 먼저 잡게된 아이들의  해득력 부족이란 문제점 인식에 모두가 동의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하나씩 바로 '나부터' 바꾸어 보려고 하면 어떨까? 


공공기관부터 기존의 어려운 한자어들을 가능하면 쉬운 말로 바꿔야 할 것이다. 세대간의 문화 차이에서 오는 단어들은 어쩔 수 없이 서로 익혀가야 할 것이다. 누가 틀렸다 맞았다가 아니라 서로 적응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책읽는 습관을 가지게 해야 할 것이다. 

 엄마 아빠와 함께 책읽는 아이들의 모습, 상상만해도 행복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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