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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없이 운영하는 변호사 사무실의 현실적인 고민

법률사무소 앵커 이야기

by 김도희

드라마 속 변호사 VS 현실 변호사

얼마 전, <서초동>이라는 드라마를 재밌게 봤습니다. 유독 먹는 장면이 많더군요. 무척 공감하며 웃었는데요. 점심메뉴를 고르고 유명 맛집을 찾아다니는 모습. 변호사도 결국 똑같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이토록 친근한 변호사이건만 현실에서는 어떨까요? 실제로 변호사를 만나야 할 일이 생긴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집니다. 변호사를 어떻게 찾아봐야 할지부터 난감하실 겁니다.



광고로 도배된 검색창, 정보 접근의 어려움

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렇게까지 어려울 줄은 몰랐다고 합니다. 변호사 4만 명 시대(2025년 5월 기준)인데도 말이죠. 가까운 지인 중에 변호사가 있다면 좋겠지만, 없다면 일단 검색을 하실 텐데요. 가장 쉽게 만나는 글은 대부분 광고 글입니다. 마케팅 대행사를 쓰거나 광고비를 많이 들인 곳일수록 여러분 눈앞에 더 쉽게 노출이 될 겁니다. 비슷비슷한 광고 글 속에서 나에게 맞는 변호사를 찾는 일,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고민

그런데 이런 어려움은 의뢰인만 겪는 게 아닙니다. 저희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 뭔지 아세요? '어떻게 하면 우리를 발견할 수 있게 할까'입니다. 저희는 마케팅 대행이나 광고에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저희 같은 변호사 사무실은 꼭 필요한 분들께 어떻게 가닿을 수 있을까요? 저 치열한 광고 경쟁을 뚫을 수 있을까요? 노출이라도 될 수 있을까요?


광고시장이 커지면서 의뢰인도 힘들고, 광고를 하지 않고 버티는 변호사도 힘든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많은 분이 찾아오길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부부 단둘이 운영하는 작은 사무실이니까요. 그저 저희의 바람은 단 하나, "저희와 결이 맞고 정말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가닿는 것"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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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하지 않아도 찾아와 주시는 분들

요즘엔 한 달에 한 건 수임도 하지 못하는 변호사가 많다고 합니다. 저희는 감사하게도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개업한 지 이제 100일이 조금 지났는데요. 절반 이상이 다른 변호사가 직접 소개한 사건이고 지인이나 지인의 지인을 통해 찾아오신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검색으로 저희를 발견하고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아직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데요. 그럼에도 저희를 발견해 주셨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고 더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법률사무소 앵커가 천천히 가는 이유

저희는 빚 없이 시작했습니다. 인테리어를 하지 않았고 직원을 두지도 않았습니다. 30평이지만 서초동 사무실에 비하면 월세도 절반 수준입니다. 고정비 지출이 적다 보니 아직은 소신껏 사건을 수임할 수 있습니다.


간혹 공격적으로 사건을 수임하는 사무실을 보면, 대부분 대출을 받았거나 무리하게 확장한 경우가 많습니다. 고정비가 많아지면 아무래도 수임에 더 적극적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저와 남편은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지킬 수 있는 원칙을 지키며 나아가고 싶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더딜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이렇게 차곡차곡 쌓인 신뢰가 언젠가 복리로 돌아올 날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전문 분야에 대한 생각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법률사무소 앵커는 전문 분야가 뭔가요?" 남편인 서호석 변호사가 저보다 한참 선배 변호사라 서호석 변호사의 전문분야를 말씀드리자면 산업재해와 손해배상입니다. (전문분야는 2개만 등록 가능합니다) 행정소송과 행정심판에도 강점을 가지고 있고(교육청 근무 이력), 교권침해 관련 강의도 50회 넘게 진행한 교권 관련 전문가입니다.


그럼에도 실제 저희가 맡고 있는 사건은 형사, 이혼, 행정 등 정말 다양합니다. 개업변호사로서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전문 분야 타이틀보다 더 중요한 건 사건을 끝까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태도, 의뢰인과의 원활한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를 꼭 살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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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며

며칠 전, <법률사무소 앵커> 네이버 블로그에 "좋은 변호사 찾는 방법, 변호사 선택의 현실적인 기준"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스레드에서 활동하는 다른 변호사님들의 시각도 함께 담았는데요. 저희 블로그는 신생 블로그라 아직 노출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발견해 주기를, 꼭 필요한 분들께는 가닿기 바라며 한 줄 한 줄 적어보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anchor_lawfirm/224011583185


법률사무소 앵커의 이야기를 브런치스토리에 차차 연재하려 합니다.드라마 속 멋진 변호사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고민하며 하루하루 버텨내는 저희 부부 변호사의 고민을 엿볼 수 있을 겁니다. 오늘 브런치에서는 개업변호사로서 요즘 하고 있는 솔직한 제 고민을 나눠봤는데요. 부디 누군가에게는 작은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앵커(서호석 김도희 부부변호사)의 김도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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