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woong Sep 08. 2022

"손 아직 안 낳으셨네요. 얼른 나으세요"

마트직원의 이야기 

여느 때와 다름없이 운동을 마치고 집 가기 전에 있는 큰 마트에 갔다. 피곤했지만 마트를 딱 들어가서 다가오는 시원한 공기는 피곤하고 지친 하루에 보상을 주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카운터에서 반갑게 "어서 오세요~ 날씨가 너무 덥죠??"라고 인사를 해주시는  마트 직원의 말에 몸이 아닌 마음까지도  시원해지는 순간이었다. 마트에서 가족들을 사다  간식과 생필품을 사려고 계산을 하는데 마트 직원분께서 손을 보시고 " 아직  낳으셨네요 얼른 나으세요"라고 너무 따듯한 말투와 표정으로 말을 해주셨다.


코로나 시대가 와서 마스크를 썼는데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따듯한 온도와 마음이었다. 내 손은 일주일 정도 전, 요리를 하다 2도 화상을 엄지손가락에 입어 작은 붕대를 감고 있던 상태였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울컥하며 눈물이 나올 뻔했다. 얼른 나으라는 말에 감동을 받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나는 그 마트를 손을 다치고는 처음 간 마트였다. 그런데 아직 안 낳으셨다고 해주신 건, 언제 다쳤는지도 모르시고 처음 해주신 말일 수도 있다. 사실 화상을 입고 너무 아프고 불편하고 물이 들어가면 안 되기에 작은 불편들이 많았는데 주변 사람들은 크게 생각이 없었던 일이었을 수 있었어도 오랜만에 우연히 들어간 마트 직원분이 이야기를 해주신 것에 감동을 받았고


나는 그때, 소확행을 누리며 가족에게 10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사다 주러  마트에서 돈으로 주고   없는 행복을 느꼈다.


퇴근 후, 하루를 마치며 아이스크림을 사다 줄 수 있는 작은 행복보다 어쩌면 돈으로는 살 수 없는 큰 행복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조금은 씁쓸하고 허전한 마음도 들었다. 어찌 보면 작은 말 두 마디로도 큰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마음과 작은 배려가 사람 눈에 보이지 않고 영향력이 없을 수는 있어도 누군가에겐 반드시 영향이 있다는 말이라는 것을.


말을 하고 말고는 그 사람의 생각이고 마음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듣는 사람도 그 사람의 마음이다. 그리고 그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생각보다 큰 마음이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작가의 이전글 후회 없는 선택보다 망설임 없는 선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