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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Nov 29. 2024

은퇴 후 돈 안 드는 취미생활, 가끔 돈도 법니다

독서와 글쓰기가 가져다준 행복

42년 6개월 동안 교직에 있었다. 은퇴하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냥 놀면서 편하게 살려고 했다.  처음 한 두 달은 내 세상 만난 것처럼 편하고 았다. 교직에 있는 동안 보람도 있었지만, 늘 긴장하며 살았기에 이렇게 신경  일이 없는 일상마음이 편했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며 사는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일 벌레였고 바쁘게 살아왔기에 그런 생활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요즘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퇴직하고 연금으로 산다. 퇴직 전에는 취미로 골프를 했는데 한 번씩 라운딩 다녀오는 것도 부담이 되었다. 돈 안 드는 취미가 무얼까 생각하다가 주변에 있는 노인 복지관에 회원 가입하고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수강했다.


캘리 그라피 작품


무료로 여행 영어 중급과 글쓰기 중급, 캘리그라피 초급을 수강했다. 일주일에 이틀은 노인복지관에서 수업하고 점심도 먹고 왔다. 점심값도 3,500원이어서 부담을 덜었다.


그다음으로 돈 안 드는 취미가 뭘까 생각해 보니 독서와 글쓰기였다. 독서와 글쓰기는 시간과 장소도 구애받지 않으니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브런치 스토리 꾸준하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면서 평범한 일상이 특별하게 느껴졌고 매일매일이 행복했다.


돈 안 드는 취미가 돈도 버는 취미가 되었다


브런치 스토리에서 글을 읽다가 오마이 뉴스 시민 기자에 대해 알게 되어 2023년 8월 중순에 시민 기자가 되었다. 80대 작가님도 오마이 뉴스 시민 기자를 하고 있다는 소식에 용기가 생겼다. 그때부터 바빠졌다. 늘 일상에서 기삿거리를 찾게 되었고, 기사를 작성해서 송고하였다. 


나는 주로 '사는 이야기'와 '책동네'에 기사를 송고한다. 모임에 다녀오면 '사는 이야기' 기사가 되었고, 정성 들여 음식을 만들어도 사는 이야기에 요리 글로 거듭났고,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해 오면 '책동네'기사가 되었다. 가족과 여행을 다녀오면 '여행' 기사가 되었고, 어쩌다 전시회나 공연을 관람하는 날엔 '문화면' 기사가 되었다.


독서를 좋아했기에 책 사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았는데 퇴직하고 책 사는 것도 부담이 되었다.

'찾아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퇴직하고야 동네 도서관에 회원으로 가입했다. 처음에는 이용하는 것이 서툴렀는데 지금은 도서를 검색하여 책을 찾고, 대출과 반납도 키오스크로 자동으로 한다.


10월에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

요즘 도서관 이용의 큰 매력은 '희망 도서'를 신청할 수 있다는 거다. 읽고 싶은 책이 도서관에 없으면 희망 도서로 신청해서 첫 번째로 읽을 수 있는 특권도 누린다. 오래된 책은 안 되고 출판된 지 오래되지 않은 책만 가능하다. 한 달에 세 권까지 가능하니 충분하다.


나는 일주일에 한두 번 오마이 뉴스에 기사를 송고하고 있다. 기사가 가끔 생나무 글로 떨어지지만 기분 나쁘지 않다. 내 기사가 오마이뉴스 방향과 맞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채택이 안 된 글은 브런치 스토리에 발행할 수 있으니 손해 볼 일은 없다.


오마이뉴스는 글이 등급별로 채택된다. 잉걸, 버금, 으뜸, 오름 순이다. 등급별로 원고료도 다르다. 물론 오름으로 채택되면 좋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돈 안 드는 취미생활로 내 일상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잉걸은 원고료가 너무 적다. 기사 한 편을 쓰려면 사진 편집하는 것부터 기사를 수십 번 읽고 수정하고서야 기사를 송고한다. 그런 노력을 생각하면 잉걸 등급 원고료를 내년에는 좀 더 올려주어 시민 기자들을 응원해 주좋겠다.


이렇게 기사를 꾸준하게 송고하다 보니 원고료도 쌓인다. 1년 3개월 동안 시민 기자로 활동했는데 지금까지 원고료를 두 번 출금했다. 2023년 12월 말과 올해 9월 추석 전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뿌듯함이 느껴졌다.


원고료는 모아 기부금으로


몇 군데 후원하는 곳이 있다. 연금으로 생활한다고 해도 기부금을 줄이면 안 될 것 같다. 오마이 뉴스 원고료는 그냥 생활비에 보태서 흐지부지 의미 없이 쓰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보람 있게 쓰고 싶었다. 어려운 곳에 기부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니 글쓰기가 더 귀하다. 내가 꾸준하게 오마이 뉴스에 기사를 송고하는 이유다.


출간한 내 책

마이 뉴스 시민 기자 말고 브런치 스토리에서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물론 원고료는 받지 않지만 꾸준하게 글을 쓸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꾸준하게 글을 쓰다 보니 '작가에게 제안하기'를 통해 서평 의뢰나 에세이 기고를 요청받기도 한다. 그럴 때는 받는 원고료가 보너스 같아 기분이 좋다. 더 보람 있는 일은 꾸준하게 글을 쓰다 보니 내 책도 출간하게 되었다는 거다. 비록 POD출판이지만 출간을 통해 강의 기회를 얻기도 했다.


이렇게 은퇴하고 돈 안 드는 취미인 독서와 글쓰기로 일상이 지루하지 않고 매일매일이 행복하다. 그러다 보니 저절로 마음 건강을 챙기게 된다. 나이 들면서 몸 건강만큼 마음 건강도 중요하기에 돈 안 드는 취미생활이 많진 않아도 약간의 돈도 벌고 건강도 챙기는 귀한 것이 되었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좋은 글 쓰며 정신 건강도 챙기고 기부금도 버는 보람된 생활을 이어가리라 마음먹어본다. 이런 기회를 주는 브런치 스토리와 오마이뉴스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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