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웹소설로 계약하다

8 학군 엄마의 글쓰기 생존기

by 김다흙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들어선 대치동의 한 카페.
주변 테이블에서는 학원 이야기로 한창 수다 꽃을 피우는 엄마들이 있었다.
나는 그들 주변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그리고 확인했다, 내 첫 웹소설 계약서를.


엄마로 살다 보면, 나를 설명할 말이 점점 사라진다.

이름 대신 "누구 엄마"로 불리고,

하루 일과는 아이 등하원부터 시작, 학원 데려다 주기, 간식 싸기, 숙제 체크로 가득 찬다.

그곳에 나는 없다.

오로지 아이를 위한 엄마만 있을 뿐.


그런 나에게 '작가 계약서'라는 익숙하지 않은 메일이 도착한 건, 몇 개월 전이었다.

그저 습작으로 써보기만 했던 작품을 출판사에 넣었고, 그 결실을 맺은 것이다.

매일 밤 아이를 재우고 조용히 키보드를 두드리던 날들,

정말 될까 의심하며 고민하던 날들이 한순간에 흩어졌다.


계약금은 없었다.

출간일도 정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계약서가 날아온 순간 얼마나 떨리던지.


누군가가 내 이야기에, 아니 나 자신에게 '가능성'이라는 도장을 찍어준 느낌이었다.

경험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드디어 맺은 결실이 나를 다시 살아 있게 만든다는 걸.


학원이 끝나고 나오는 아이를 힘껏 껴안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제, 엄마 직업 뭐냐고 물어보면, 작가라고 해."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며 나는 다시 엄마가 되었다.

그렇지만 나는 안다.

아이가 곤히 잠든 저녁,

오늘 써내려 가는 한 문장이, 한 문장이 나의 내일을 어제보다 빛나게 할 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