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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거인 Jun 18. 2024

쌤삥


아침부터 남편의 행동이 부산스럽다.

수돗가에 앉아서 무언가를 열심히 닦고 있다.

다가가서 보니 선풍기의 날개였다.

전체가 스테인리스 재질로 된 선풍기는 작업장에서 누군가가 버린다는 것을 가져온 것이다.

남편은 세월의 흔적이 잔뜩 묻어 있는 선풍기를 분해해서 먼지를 깔끔하게 닦아 냈다.

햇볕에 널어 물기를 말린 후 스프레이 락카를 뿌렸다.

그리고 다시 조립해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전기 코드를 꽂았다.

시뻘건 날개가 윙윙윙 소리를 내며 기운차게 돌아간다.

남편은 상쾌한 바람을 날리는 선풍기를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며 한 마디 한다.

"이야! 이제 쌤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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