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멈가 Jun 06. 2024

오늘도 갑옷을 두르고 출근합니다.

인간 관계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방법



오늘도 특별한 갑옷을 입고 집을 나선다. 그 갑옷은 물리적인 위협으로부터 몸을 보호해 주진 않는다. 대신, 사회생활이 동반하는 스트레스로부터 내 마음을 보호해 준다.



덕분에 나는 웬만해선 사람에게 상처를 받지 않는다. 비상식적인 행동을 목격해도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 갑옷이란 마음의 벽이자 사람 간의 거리를 의미한다.



마음의 벽은 흔히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그러나 건강한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타인과 적당한 마음의 벽을 쌓아야 한다. 너무 두껍지도, 너무 얇지도 않은 마음의 벽은 완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동시에 내게 닿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준다.



의외로 많은 이들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그들은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거나, 타인에 대한 기대가 크다. 따뜻한 인류애를 품고 직장에 나온다. 하지만 그건 갑옷을 입지 않고 전쟁터로 나오는 것과 같다. 그들은 날아오는 화살을 맨몸으로 받아야 한다.



과연 그들 중 몇이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와 타인 사이에 마음의 벽이 필요한 이유는 인간관계의 특성 때문이다. 사회 동물인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집단을 이룬다. 그 속에서 부대끼며 살다 보면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는 불가피하다.



더 잘해보려고 애쓰다가 동료와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동료를 믿고 털어놓은 비밀이 더 이상 비밀이 아니게 되는 걸 목격하기도 한다.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문제는 타인에 걸었던 기대가 무너지면서 발생한다. 결국 너무 멀어도 문제이고, 너무 가까워도 탈 나는 게 인간관계인 것이다.



예를 들어, 동갑내기 동료 P는 요즘 따라 힘들어 보인다. 일 때문이 아니라 직장 내 인간관계에 지쳤다고 한다. 처음엔 모두와 잘 지내려 노력했던 그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실망하고, 마음을 닫더니 점차 그 범위가 넓어졌다. 지금은 꽤 많은 사람과 등을 져버렸다. 그런 집단에서 일하려니 스트레스받는 것이 당연하다.



그에겐 갑옷이 없다.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주변 사람에게 쉽게 영향을 받는다. 맨몸으로 전쟁을 치르는 탓에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전쟁에서 필요한 건 따듯한 인류애 따위가 아니라, 나를 보호해 주는 갑옷이다. 사회생활은 전쟁터와 같다. 살아남으려면 갑옷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나를 보호하고, 완만한 관계를 유지해 준다. 갑옷의 두께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그 적당한 두께감을 찾아 제련을 거듭해야 한다.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내게 꼭 맞는 갑옷을 완성하면 외세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하철 내릴 곳을 지나쳐도 기분 좋은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