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돈 되는 일로 -4
살다 보면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어떤 이는 실제로 계획을 실행해 성과를 만들기도 한다. 99%는 생각에 그치지만 말이다.
처음엔 그럴듯했던 아이디어도 막상 실행에 옮기려 하면 허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내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연달아 떠 오른다.
생각은 짧게, 행동은 빠르게 해야 한다. 우리는 대개 시작하기 전에 완벽한 계획을 만들려 애쓴다. 머릿속으로 이것저것 보완해 보지만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실행은 점점 늦추어진다. 그렇게 3일만 지나면 그 괜찮던 아이디어는 결국 흐지부지되고 만다.
모두 어설픈 완벽주의가 문제다. 나는 그 어설픈 완벽주의의 표본이었다. 이번엔 그걸 버려보기로 했다. 용기가 사라지기 전에 작은 행동이라도 취해보기로 했다. ‘일단 시작하고 마주하는 문제점을 하나씩 개선해 보자.’ 그렇게 마음먹었다.
<집에서 반려동물 사진 찍으실 분>
다짜고짜 사진을 찍어주겠며 당근마켓에 글을 올렸다. 후회를 조금 한 건 사실이다. 첫 번째 의뢰자의 집 앞에 섰을 땐 솔직히 무섭기까지 했다.
뭐라고 인사해야 할지,
배경지를 어디에 설치해야 할지,
동물의 시선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한 마디로 프로세스가 전혀 없었다. 모든 게 막막했다.
다행히 나의 첫 번째 의뢰자는 상냥했다. 퇴근 후 사진 찍으러 온 나를 반겨주었고, 어설픔을 용인해 주었다. 자신감을 얻은 나는 며칠 후 두 번째 의뢰자의 집을 방문했다. 문제는 거기에서 발생했다.
촬영까진 무난히 마쳤다. 설치했던 배경판을 정리하려는데 삼각대 다리가 접히지 않는 것이다. 이리저리 만져도 보고 힘도 줘봤지만, 무언가에 걸린 듯 다리가 접히지 않았다. 등이 뜨거워졌다.
지켜보던 의뢰자가 도와주겠다며 다가왔다. 그리고 너무 쉽게 다리를 접었다. 알고 보니 계속 반대 방향으로 힘을 주었던 것이다. 첫 번째 굴욕이었다.
‘아, 쪽팔려’
삼각대도 못 접으면서 사진가라니, 제대로 망신살을 뻗쳤다.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그 뒤로도 시행착오는 계속되었다. 카메라 세팅이 바뀐 걸 모르고 한참을 찍었다던가, 빛을 고려하지 않아 너무 어둡게 찍었다던가. 실수의 종류는 다양했다.
다행이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한 번의 시행착오를 겪을 때마다 하나의 노하우가 생겼다. 그렇게 30여 가구를 방문하자 제법 많은 노하우가 생겼다.
자신감이 생겼다. 흔히들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고 하던데, 그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부분에 명암을 주고 또 어디를 밝게 할지 가늠이 되었다.
그 무렵에 사람들은 돈을 받고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물어왔다. 예의상 하는 말일지라도, 고객이 먼저 돈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좋은 신호이다. 이제 서비스와 결과물에 자신이 생겼기 때문에 나는 결심했다.
돈을 조금이라도 받기로. 좋아하는 일을 돈되는 일로 만들기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그렇게 판단이 서자 곧바로 팜플릿 제작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