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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묘한 승리감

by 멈가


사랑스러운 나의 글쓰기 메이트



잠깐 마음이 불안했다. 그래서 다시 새벽 기상을 시작했다. 고요함 속에서 글을 쓰기도 했고, 논문을 읽기도 했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금세 다시 평온해졌다.



새벽에 무언가를 하고 있자면, 묘한 감정이 든다. 단순히 일찍 일어났다는 뿌듯함과 다르다.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씰 출신의 작가, 조코 윌링크의 말을 빌리자면 그건 바로 '적보다 일찍 일어났다는 심리적 승리감'이다.



같은 이유로, 나는 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출퇴근길에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다. 대신 책을 읽는다. 모두가 숏폼에 빠져 있을 때, 나만은 생산적인 활동을 한다는 데에서 묘한 승리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만나는 작고 묘한 승리감은 언제나 나를 고양시킨다.



물론 이러한 승리감은 지나친 비약이다. 일찍 일어났다고 이긴 것도 아니며, 독서한다고 더 생산적이라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그런 비약이 불안을 이기고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면, 나는 비약이 아니라 도약이라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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