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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놓고 시작하기

by 멈가


글쓰기를 좋아한다. 차분히 앉아 오로지 나를 위한 집중하는 그 시간이 좋다. 소비만 하는 삶에서 처음으로 생산자가 된 것 같아서 좋다. 언제부터인가 뭐라도 써야지 개운했다.



그런데 가장 어려워하는 것 역시 글쓰기이다. 애초에 문학적 소양도, 아는 것도 많지 않은 내가 글을 쓰려니 매번 골머리를 앓는다.



새벽에 써 보기로 했다. 매번 하루의 끝에 글을 쓰려니, 미루거나 생략하기 일쑤였다. 가장 어려운 일을 먼저 끝내고 하루를 시작하면 어떨까 싶어 새벽 글쓰기를 시작했다. 작전명 '이겨놓고 시작하기'



출근 전,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30분 정도이다. 제대로 된 글이 완성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 보니 대개는 비공개 글로 올릴 때가 많다. 괜찮다. 오늘도 해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게다가 잠들어 있는 글은 언젠간 다시 글감이 되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성취감이다. 오늘도 글을 썼다는 성취감.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마음이 가볍다. 남은 하루는 본업에, 그리고 가족과 보내는 데 전념할 수 있다. 오늘도 이겼다. 무거운 몸을 일으켰고, 가장 어려운 일을 해냈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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