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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년여자 Aug 21. 2016

벼룩?!!

프론트라인 널 믿었건만

개의 배 쪽에서 그것을 처음 보았을 때 처음엔 믿고 싶지 않았지만 정말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그것이었다. 긴급하게 상의를 해보니 진드기가 아닌 벼룩님 같으시다고. 진짜 억울했다. 그 비싼 프론트라인을! 그리고 성분이 독하다고 하는데도 이곳의 무성한 풀숲 사정상 내키지 않음에도 꼬박꼬박 지침을 지켜 발랐는데 벼룩이 웬말입니까!


일단은 필요한 물품을 사야 했고, 무엇보다 남편 몰래 처치를 시작해야 했다. 물론 개를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이뻐하는 사람이지만 벌레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면 단칼에 개를 격리시킬 사람이라서. ㅠ 진공청소기를 평소보다 빡세게 돌려달라는 말도 못했다. 오늘 아들과 둘이서 외출을 한다길래 굳은 결심을 하고, 개를 데리고 집을 나섰다. 옐프 평이 겁나 좋은 미용실은 안타깝게도 새 손님을 안 받는다길래 펫스마트의 부대시설로 고고.

(남편한테는 털이 많이 빠지니 함 밀겠다고 했다)


도착해서 달려가자 그루밍살롱에선 벌써 털 좀 자르는 개가 두 마리. 직원에게 사정을 말하고 오늘 가능한지 물었더니 가능하다는 깔끔한 대답이 왔는데 어랏? 광견병 예방주사 증빙이 필요해?? 집이 가깝지 않으니까 픽업 때 주면 안 되겠냐고 했더니 그 증빙 없이는 미용을 시작할 수 없다고 한다. 눈물을 머금고 집까지 7마일을 꼬박 달려 돌아왔다. 중간에 공사가 있어서 평소보다 10분 넘게 더 걸렸다.


서류를 보여주고 신상을 털고 원하는 털길이는 "젤로 짧은 거". 서너 시간 걸릴 거고 전화를 준다는 설명을 들은 후 개를 건넸다.

살롱에서 나오면 바로 매장, 직원하고 상담을 해가며 집에 뿌릴 약과 벼룩샴푸, 벼룩을 훑어낼 빗과 목욕용 브러시를 샀다. 직원에게 "프론트라인 썼는데..." 하며 징징거렸더니 이 지역 벼룩이 참 독하다고. 자기는 고양이한테 벌레가 생겨서 빗으로 직접 잡았는데 참 트라우마 돋았다고...


미용이 끝나고 전화를 해주는데 이건 한국이랑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애기(baby) 데리러 오시면 돼요~"

계산을 미용사와 하지 않고 매장 레지스터에서 인보이스 바코드를 찍어서 하는 관계로 팁 고민은 줄었다. 하지만 방금 목욕 및 미용이 끝난 개가 몸을 털자 잘린 털이 우수수 떨어진 거나(목욕 후에 자르나 보다?)귀털과 꼬리털을 그대로 남겨놓은 걸 보니 미안하지는 않더라;; 한화로 약 6만 3천원인데...

일단 집안에 스프레이를 뿌린 후 산책 후마다 눈으로 확인하며 잡고 있다.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매일 악착같이 덤벼들 생각이다.


너 죽여버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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