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쑤니 Sep 07. 2023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은…

오늘 먹었던 깻잎지는 설마 중국산?

아침 일찍 서둘러 버스 두 번, 지하철 한 번을 타고 부산 벡스코에 도착했다.

부산 일러스트페어에 오기 위해서였다.

얼마 전 웹툰스토리창작 수업 때 인연이 된 선생님이 참여하신다 하여 오게 되었다.

행사 첫날이고 벡스코에 일찌감치 도착했더니 붐비지 않고 좋았다.


여기 올 계획을 잡을 때 오랜만에 부산 친구에게도 연락해 보았다.

가는 김에 둘 다 하면 좋겠다 싶어서..

“너 발령 났어?

“아직 부산에 있어??”


“그대로야~발령 좀 나면 좋겠다 “

“점심 먹게 와”


그렇게 6개월 만에 친구를 만나러 가게 되었다.

친구는 금융권에서 일하는데 서울에 사는 가족과 떨어져 부산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러스트페어는 첫 방문이라 어리바리 돌아다니며 생각지도 않은 지출을 했고, 그만큼 기분은 업 되었다.

밝은 표정으로 지하철을 갈아타고 친구 은행이 있는 중앙동으로… 고고

만나기로 약속한 1시에 정확하게 도착되었다.

같이 근무하는 후배 한 명과 셋이서 고깃집 점심특선을 먹었다. 점심부터 고기라니 과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괜찮았다.

삼겹살이  구워져 나오니 시간도 절약되고 냄새 밸까 봐 걱정되는 직장인들에게 괜찮은 메뉴였다.

된장찌개도 맛있었고  파무침, 깻잎지가 특히 맛있었다.

그 후배는 내가 깻잎지가 괜찮다고 하며 젓가락을 대자 “두  분이 친구 맞네요. 우리 선배님도 깻잎 좋아하시는데” 이러는 거다.

‘나이들면 입맛이 비슷한 가보지 ’ ㅎㅎㅎ


그때부터 난 깻잎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댔다.

내가 보기엔 중국산은 아닌 것 같다고… 사 먹어봤는데 중국산도 맛있긴 한데 초록느낌이 약간 있는 것 보니 직접 만들었을 것 같다고… 주인에게 물어봐야겠다고 까지 하자 친구는 “나 나가고 나면 슬쩍 물어봐” 하는 거다.

 부끄러운가 보다.


그러게 맛있으면 됐지 뭣이 중헌디.. 나도 참 참.


식사를 마치고 나오다가 주인과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그냥 나오려 했던 계획은 저리 가고 궁금함을 수줍게물었다.

사장님이 국산이라고 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니 이 분들도 웃으셨다.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하고 나와서 앞에 걸어가는 친구 뒤통수에 대고 말했다.

“거 봐 국산이라잖아~~“

“국산인걸 알아봐 줘서 고마울걸 “

중국산이었으면 약간 민망했을 수 있겠지만 국산이니 말해주신 거겠지?


오늘 점심으로 먹을까 고민했던  모밀집 앞에 있는 카페에 갔다. 6개월 전에도 이 카페에 왔었다. 한 번 와본 곳을 다시 오게 되니 그때의 느낌들도 오버랩되었다.

 

커피를 시켜 마시며 일러스트 페어에서 구매한 자잘한 것들을 구경시켜 주니 친구는… … 씨익 웃었다.


점심시간 한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직장인들은 회사로 복귀하고 난 카페에 홀로 남아 글을 끄적이고 있다.

배가 덜 불렀다면  건너편 모밀집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가고픈 마음 ㅋㅋㅋ

내일 또 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음식에 과한 욕심을 부리며 고민 중이다.

온 김에 근처에 있다는 독립서점에도 들렀다 가고 싶고 내가 욕심쟁이는 확실하다.

 

현재시간 3시 30분,

나의 부산투어는 아직 진행 중~~

카페를 나가며….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자칭 환경운동가로 살고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