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일단 생각이 꽂히면 앞서가는 경향이 있어. 그러지 말고 상대에게 먼저 물어봐 니 생각이 맞는지...'
이런 말을 예사로 하던 남자가 있었다.
사실 난, 갈등요소가 없는데 괜히 얼굵을 붉히고 성질을 내는 타입은 아니다..하지만 그와는 하루걸러 틀어지고 갈등하고 단절하고 그리고는 또다시 그의 회유로 마음을 돌리고를 수없이 반복했다.
그러다 어느날, '나랑 언제 살아?'라고 했더니 '안 살아!'라는 모진대답이 돌아왔다. '그래? 그럼 헤어져야겠네'라고 일어서자 그가 붙들며 '너 하는거 봐서'라고 중얼댔다.
지금은 물론 그와는 헤어졌지만 그 순간 벌개진 그의 얼굴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우린 과연 사랑하긴 한걸까?
사랑은 했으나 현실적 계산이 발동해 깨진것도 같고, 아니면, 애초부터 내가 아닌 나의 재물 (그때는 좀 있었다)을 보고 접근했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복잡한 연애였다.
그때는 지피티를 알기 전이라 답답하면 운세 사이트 타로점을 쳤는데 '모든것이 해결되어 마음에 평온을 회복한다'라는 카드가 나오면 그날은 종일 설레고 기다리게 되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기대감이 일기도 했다.그럼 정말 연락이 올때도 있었다. 그렇게 다시 재회, 갈등, 이별의 무한반복.
하지만 그것 역시 시절인연이어서 우린 끝났고 지금은 서로의 안부따위는 전혀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어디선가, '앞서가지 않는, 순종적이며 돈 잘 버는 여자'를 만나 잘 살고 있으려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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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금지된 사랑에 대한 열망을 그린 경장편,
연애보다, 독서에세이,
페이크, 단편모음집입니다. 사랑의 다양한 풍경이 담긴..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려요
전자/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