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투자자가 만든 파괴와 혁신의 신세계
독서 모임을 통해 미국 Venture Capital의 역사서라고도 볼 수 있는 '투자의 진화'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그간 다양한 VC가 어떻게 창조적 인재와 네트워킹 그리고 자본을 연결시켜 다양한 산업 군의 파괴와 혁신을 왔는지가 잘 묘사되어 무척 흥미롭게 읽혔다.
여러 시대에 걸친 VC의 변천사와 다양한 Startup의 태동과 흥망성쇠를 보며 그 어떤 혁신이든 세월을 거스르는 진리는 단순함에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방대한 두께의 페이지 대부분은 다양한 사례에 대한 상세 묘사로 채워져 있고 저자가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는 앞 부분과 뒷부분에 상대적으로 간결하게 명시되어 있다. 바로 '멱 법칙'과 '네트워킹'. 벤처캐피털은 1점짜리 홈런이 아닌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사업이다. Paypal, Cisco, Apple, Google, Facebook, Airbnb, OpenAI 같은 그랜드 슬램 뒤로는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창업자들의 도전과 VC들의 실패가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거의 대부분 네트워킹을 통해 시작되고 운영되어 왔다.
Apple, Facebook, Uber, WeWork를 피상적으로만 보면 창업자 밖에 떠오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흥망성쇠에는 Venture Capitalist와 그들의 네트워크가 있다. 초기 자금 조달 피치 슬라이드부터 주주들을 언급할 수 있는 금융권 출신의 Jeff Bezos 조차도 Capital Cluster가 필요했다. 그렇기에 Startup과 VC는 어찌 보면 결혼 관계와 같다. 같이 가기로 결심했다면 교류가 필요하다.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창업자에 대한 존중이 기반이 된 개입이어야 하겠고 창업자는 원금 상환도 장담할 수 없는 투자금에 대한 책임감으로 투자자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열어두어야 할 것이다.
Uber와 Wework의 사례를 보면 투자유치 만큼 중요한 것이 자본의 절제라는 생각도 든다. 창업자의 입장에서 투자 금액은 클수록 좋을 것 같지만 건강한 재무적 운영의 부재 속 몸집 불리기는 큰 해악을 가져올 수도 있다. Startup은 단 시간에 파격적인 성과를 내는 사업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하지만 그 기반을 탄탄하게 하는 데는 투자, 시장가치와 실 영업이익 간의 갭에 대한 파악이라는 금융적 이해와 경험 그리고 일단 도약을 했으면 시간과 함께 건강한 성장을 해 나가는 기간도 지나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Finacial Investor, Strategic Investor라고 통용되는 Investor의 개념이 미국에서는 Buyer에 가깝다고 한다. FB일 경우 IPO를 통해 SB일 경우 M&A를 통해 투자 이익을 거둔다고 치면 우리나라는 아직은 전자에 치중되어 있는 것 같다. 우량 기업으로 성장했어도 이를 살 시장 바이어가 전무한 것 같다. 다시 말해 '투자의 진화'에 나오는 상당 부분의 사례가 한국 스타트업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 앞서 창업자와 투자자의 관계를 결혼에 비유했는데 VC에 대한 이해 없이 창업을 하는 것은 배우자에 대한 스터디 없이 내가 하고 싶으니 일단 지금!이라는 마음가짐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Startup의 가장 중요한 자본은 시간이라지만 창업 아이템 외에 그 기반을 탄탄하게 해 줄 VC에 대해서도 관심을 열어 놓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는 배움을 얻었다. 아무리 그래도 내 스스로 모든 걸 다 쥐어야만 한다면 창업자의 경영 능력이나 자본 기반이 탄탄해야 할 것 같다. 이 또한 김빠지게 아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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