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일관성
오늘이 부모 양육태도 검사에 대한 마지막 포스팅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8가지 영역에 대한 포스팅을 언제 마칠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마지막을 맞고 있다.
오늘 주제는 내가 발달센터에서 많은 부모님들을 만나면서 가장 강조하는 영역이다. 앞서 말한 7가지 부모 양육태도의 요소들 역시 자녀에게 긍정적 작용을 하려면 적절한 수위로 일관되게 제공되어야 한다. 모든 양육태도에서 일관성을 제외하고 고민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자녀 양육에 있어서 비일관성은 어떤 것일까?
자녀의 행동에 대한 꾸지람의 기준이 비일관된 정도를 평가하는 영역이다. 부모의 양육방식 가운데 가장 나쁜 것으로 자녀의 사회성 발달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부모의 성격적인 불안정성이 가장 큰 요인이다. 현실에 대한 불만, 가족에 대한 불만, 배우자에 대한 불만이 힘없는 자녀에게로 분출되는 상황이 된다.
PAT 부모 양육태도 검사 프로파일
비일관성의 이상적인 백분의 점수는 20% 전후이다.
비일관성이 “상”인 경우
양육태도 중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이 점수가 높은 부모들은 상당 부분이 자신의 어린 시절의 경험과 현재 생활 상황에서 불만족 감을 자녀에게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부모들은 대부분 이 영역에서 아이들의 모습이 원인이 되고 자신도 피곤하고 힘들어서 일관되게 대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고 한다. 부모 된 우리는 우리 마음을 조용히 돌아볼 시간을 가져야 한다. 비일관 되게 대처한 상황을 돌아보면서 내가 그때 어떤 상태였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그러면 문제의 원인이 아이가 아니라 부모인 내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분명히 부모가 컨디션이 좋을 때처럼 조금 더 기다려 주었다면 아이와의 관계를 상하게 하지 않고도 아이에게 적절한 훈육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부모도 사람인지라 매번 일관되기 어렵다. 하지만 비일관 빈도가 높은 부모라면 어떤 상황에서 자신이 비일관된 태도를 자주 보이는지를 먼저 정리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난 후 부모를 힘들게 하는 자녀의 문제 행동을 적어 보고 그중 가장 빈도가 높은 행동 2-3가지를 선택해서 아이와 그 행동에 대한 상과 벌을 대화를 통해 정해 글이나 그림으로 약속을 기록해서 보이는 곳에 붙여 두고 문제 행동이 나타나면 여러 말로 설명하거나 훈육하려 하지 말고 “우리 같이 약속한 거 보고 그대로 지켜보자.”라고 말하면 일관됨을 유지하기 한결 쉬울 것이다. 상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으로, 벌은 좋아하는 것을 일정 시간 못 하는 것으로 정하면 도움이 된다.
모든 자녀들은 일관성 있는 부모를 만나기를 원하고, 아동도 나이가 들수록 이성이 발달하기 때문에 부모의 행동에 대해 나름대로의 판단을 객관적으로 내리게 된다. 매우 조심하셔야 할 양육태도이기 때문에 부모님들의 마음 상태를 잘 돌아보셔야 한다. 또 부모님들은 공부 영역과 사회적 상호 작용 영역에 따라 다른 기준점을 갖기는 하지만, 각 영역마다 시종일관 동일한 판단기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비일관성이 “하”인 경우
매우 안정적이고 일관성 있는 양육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상태다. 매우 바람직하지만, 가정 내에서 부모의 경험이 지나치게 긍정적이면 바깥세상에서의 부정적인 경험을 이해하고 대응하기가 어려워진다. 조금은 부모님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나쁜 감정을 느낀 이유를 설명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자녀에게 부모가 부정적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자녀와 그 감정을 적절한 방법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면 좋겠다. 그러면 자녀도 부정적 감정을 억누르거나 표현하지 않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표현해 볼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정에서 경험한 부모의 모습이 자녀에게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
감정을 다루고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은 가르쳐야지 하고 계획해서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배우게 해야지라고 마음먹어서 자녀가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일상생활 중, 특히 가정에서 부모를 통해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 듯이 아이들은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배워간다. 그러니 부모가 먼저 건강하게 내면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내 아이의 내면의 건강과 건강한 감정 표현의 밑거름이 된다.
부모가 감정을 억눌러 일관된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지 말고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며 아이와 소통하고 일관된 태도를 보이려 노력하는 것이 진정 자녀를 위하고 부모를 위한 일관성이다.
이렇게 부모 양육태도의 8개 요소에 대한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나는 가끔 ‘모든 인생 과정이 연습이 없지만 다른 사람을 책임져야 하는 부모가 되는 과정은 연습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 본다. 나 자신을 위한 모든 선택과 결정 외에 내 아이를 위한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부모라는 역할!! 그 역할을 잘 감당하는 것은 사실 너무 어렵다. 나와 아이, 나와 남편, 나와 가족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이라 더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그 길을 가는 과정에서 가끔 부모 된 나를 돌아보며 쉼표를 찍고, 부부가 서로의 거울이 되어 주며 그 길을 간다면 실수가 있어도 건강하게 극복하며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정을 유난히 생각하게 하는 5월 마지막 날 이 글을 남기며,
세상의 많은 부모님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우리 부모로서의 하루하루가 내 아이의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