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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돋움 Apr 10. 2024

박스 아저씨

탈 탈 탈...

사륜오토바이가 간다.

속도 20으로 가더니 이네 길중 간에서 멈춰 선다.

횡단보도를 지나는 어르신 두 분이 손을 흔들며 오토바이 아저씨에게 알은체한다.


멈춰섰던 오토바이가 다시 바퀴를 굴려 속도를 내나 싶더니 이네 다시 멈춰 선다. 횡단보도 앞도 아닌데 이번에 뭔가 싶어 고개를 삐죽 내밀어 살피니 이번엔 무단 횡단하는 강아지다. 제집 앞마당 지나듯 유유히 걷는 강아지가 인도로 들어서자 전동 오토바이는 다시 바퀴를 굴린다.


짐칸에 차곡히 쌓인 박스가 과속 방지턱을 넘어설 때마다 덩실덩실 어깨춤을 춘다. 오토바이짐칸 밑으로 흐느적이던 사륜 오토바이 아저씨의 다리도 덩달아 신이 났다.


탈탈탈

오토바이는 박스를 찾아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나도 가는 길을 잊고 아저씨의 시선이 머무를 곳을 찾아 따라나선다.


그 시선너머엔

박스도 있고,

오고 가는 정도 있고,

사람 사는 냄새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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