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11월 23일
가끔 가다 JJ의 소식을 듣곤 한다.
집에서 통 나오질 않는다고 하더구나. 그리고 내일 부터는 도서관에 갈 예정이라는 말도 들었다.
그래 그래야지 무엇이든 해야지..
만약 공부하지 않으려면 재미있게 놀기라도 해야지.
그리고 놀더라도 그 속에서 학문보다 더 큰 진리나 가치를 찾는다면 그것보다 백배천배 더 좋은 거지..
그러나 그렇게 되기가 보통 쉬운 것이 아니겠지?
난 너에게 항상 끊임없이 ‘노력하자’, ‘부지런히 하자’라고 말하는 강요자이며 충고자가 되곤 하지만 내 자신에게는 너무나 약한 강요자이며 충고자인 것 같구나.
JJ 왜 난 다름 아닌 내 자신에게 이렇게도 약한 것일까.
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약하고 나 자신에게 강했으면 좋으련만...
이 일기장 제목이 ‘고독이 주는 의미’라는 것을 알고 있겠지?
그런데 과연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흔히 철학자들은 ‘가장 고독한 사람이 가장 강한자요’ 또는 ‘고독은 젊음의 미래적인 힘이다’ 라든지 이러쿵저러쿵 말하지만 난 나만의 고독의 의미를 갖고 싶다.
과연 나에게 있어서 그리고 온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의 고독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