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애플유저가 갤럭시로 넘어가게 된 계기
- 저는 삼성의 스마트폰과 애플의 스마트폰, 샤오미의 스마트폰을 사용 중입니다.
- 특정 회사에 맹종하며 맹신하지 않습니다.
- 여러 회사의 경쟁 속에 더 좋은 제품이 나오길 바라며 가격이 싸지길 희망합니다.
2007년 1월 애플의 아이폰이 공개되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이폰을 구매할 수 없었다. 휴대폰 제조를 하던 삼성전자와 이동통신사가 나서 아이폰의 국내 진출을 막았다.
2009년 11월 28일 KT가 삼성전자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이폰3GS를 국내에 출시했다. 아이폰 구매를 희망하던 사람들을 번호이동을 통해 자사로 유치할 계획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예약자만 4만 명이 넘었고 출시 10일째 되는 날에는 10만 명이 넘게 아이폰을 개통했다. 7만 대를 판매하기까지 한 달이 걸린 삼성의 옴니아2를 가볍게 누르는 기록이었다. 당시 애플과 협상을 실패했던 SK텔레콤의 가입자 이탈이 가장 많았다.
나도 그때부터 아이폰을 쓰기 시작했다. 올해까지 15년을 3GS에서 시작해 15프로맥스까지 아이폰이 출시될 때마다 1년 단위로 핸드폰을 바꾸었다. 아이폰은 당시 매직엔, 네이트, 이지아이로부터 벗어나 사파리에서 마음껏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었다.
15년의 아이폰 사용 기간 동안 내 주변의 애플기기들은 점점 늘어났다. 아이패드를 가방에 넣고 다녔으며 노트북을 대신해 맥북을 구매했다. 아이맥의 4k 화면이 궁금해 책상 한편에 중고로 들여놓았다. 애플워치를 쓰기 시작했으며 아이들에게도 아이패드를 하나씩 안겨주었다. 애플티비는 sk브로드밴드에서 정식 서비스하기 전부터 사용했다.
애플홈을 이용해 집안의 전등을 제어했고, 아이들은 페이스타임을 이용해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중국과 한국 간 통신을 자주 해야 했던 아내는 1년간의 국제통신료를 아껴 중국에 있는 외할머니에게 아이패드를 선물했다.
2009년. 삼성도 물론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갤럭시 블랙을 출시했고 이어서 갤럭시 스피카를 출시하면서 아이폰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뒤에서 따라오던 추격이었다. 나는 삼성 휴대폰에 관심이 없었고 내 생활 주변은 모두 애플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내가 처음으로 애플이 아닌 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접는 휴대폰’이 나오고 나서부터다. 2020년 삼성의 갤럭시 폴드가 출시되었고 그보다 1년 앞서 화웨이에선 메이트X가 출시되었다. 중국 화웨이 매장에서 처음 본 ‘접는폰’은 밋밋한 화면의 스마트폰을 새롭게 보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1세대 접는 폰들은 두껍고 무거웠다. 선뜻 바꿀 마음이 들었던 건 아니다.
아이폰을 떠나게 만든 기기. 갤럭시 폴드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