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그대에게(1)
미래의, 나의 그대여... 한 번 생각해 봐요. 우리가 만날 확률을 따져보는 거예요. 우리의 우주가 탄생할 확률부터 시작을 해보죠. 그리고 이렇게 지금도 거대하고 가속팽창하고 있는 우주의 시공간은 커지고 있어요. 은하와 은하 사이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죠.
그거 알아요? 약 2조 년 뒤에는 은하와 은하 사이가 너무 멀어져서 다른 은하의 별들을 볼 수 없게 된다고 해요. 이와 별개로 지금 허블의 법칙의 역수로 알아본 우주의 나이가 약 138억 년인데 우주가 생겨난 지 1분 후도 아니고, 약 138억 년 뒤도 아니고, 약 2조 년 뒤도 아닌 지금 우리 우주를 구성하고 있다고 하는 수많은 은하 중에서, 하나의 은하 중에 태양계에서, 지구라는 행성에서, 대한민국이라는 한 국가에서,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지 말이에요. 왜 하필 지금 여기에서 일까요?
그만큼 당신을 만난 건 기적적인 일이고 행운인 일이에요. 그래서 미래의 당신이 너무 소중해서, 그대가 저에게 온다면 약 80억 인구 중에서, 저를 선택해 준다면 하루하루가 매우 소중해질 거예요. 가끔 그 소중함을 잊고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줄 때도 있겠지만 그럴 때마다 현재 쓰고 있는 이 글을 보고 반성하고 사과하며 화해를 청할게요.
미래의, 나의 그대에게... 저는 가진 게 별로 없어요. 제 정신과 몸 밖에 없죠. 하지만 할 줄 아는 건 몇 개 있어요. 좁은 영역이지만 글을 쓸 줄 알고, 캔버스로는 못하고 컴퓨터로 그리는 것이지만 일러스트를 만들 줄 알며, 비록 제 전공은 아니고 전 세계의 물리학도들보다 물리를 모르지만 공부를 통해서 이 우주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요.
이것들을 통해서 남은 인생동안에 문구점에서 편지를 써서 당신을 위한 사랑 편지를 쓰고, 당신의 사진을 보면서 당신을 바탕으로 된 그림들을 그리며, 당신에 대해서 탐구하고 공부하겠어요. 이런 부족한 나를 사랑해 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