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우주에서 유일한 존재이자 별이다.

겉멋이 든 것 같다.

by 김기제

1. 나는 이 우주에서 유일한 존재이자 하나의 별이다.


내 브런치의 오랜 독자들은 내가 물리학과 수학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깨달은 것은 '나는 아인슈타인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나는 IQ가 160이 아니며 반변 벡터나 공변 벡터와 같은 대학교 수학을 다루지 못한다. 십 년이 지나고 알았는 데 그토록 풀고 싶어 했던 아인슈타인 중력장 방정식을 풀 수 있는 사람은 상위 10퍼센트 이내라고 한다. 하나 그렇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나는 이 우주에서 유일한 존재이자 하나의 별이다. 막대한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다시, 나는 이 광월한 우주에서 유일한 존재이다. 애초에 나는 왜 중력장 방정식을 풀고 싶어 했는가? 천재처럼 보이고 싶어서이다. 대단한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사람이 되려고 하는 거대한 욕심이 역설적으로 나를 파괴하고 있었다.


그렇게 천재가 되고 싶다는 욕심을 죽이자, 문뜩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인슈타인이 되지는 못하지만 전날의 나보다 나은 사람은 될 수 있다. 남과 나를 비교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자.


어제와 오늘의 차이를 만드는 데에 필요한 것은 '하루치의 사고력'이다. 정성적이 아니라 정량적으로 나의 사고력을 높이려면 하루에 수학 한 문제를 풀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어려운 문제를 풀지 않고 내 수준에 맞게 문제를 풀기로 했다. 문제가 쉬우면 쉬울수록 더 좋다. 나에게 자신감을 더 줄 것이다.


마치 레고 블록으로 성을 쌓는 것처럼 문제 하나를 이해하는 것은 레고 블록 하나를 얻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자. 잊지 말자. 정확히 동위 원소는 아니지만 지구와 마찬가지로 같은 탄소를 공유한 나는 하나의 별이다. 잊지 말자. 내 몸을 이루는 원소들은 지구로부터, 이 별로부터 나왔다는 걸.


2. 겉멋이 든 것 같다.


공약수는 대한민국에서 초등학교 5학년 때 배우는 개념이다. 공약수에서 막힌다는 것은 약수라는 뜻을 몰라서 그렇다. 약수란 '어떤 수를 나누어 떨어지게 하는 수'이다. 약수의 약은 '묶다', '나눗셈하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공약수에서 '공'은 '함께', '공동으로'라는 한자 뜻을 가지고 있으므로 공약수란 '두 수의 공통된 약수'인 셈이다. 내가 9번의 (2)에서 30과 45의 공약수를 찾는 데에 실패했는 데 그 이유는 약수의 개념을 몰랐다기보다는 30과 45의 공약수는 1, 3, 5, 15인데 이 중에서 공통된 약수인 5를 빼먹었다.


재밌는 점은 풀이에서 30과 45에 각각의 약수에서 5를 찾아놓고, 네 개의 공약수를 정답으로 옮겨 적는 과정에서 5를 빼먹은 것이다. '나는 왜 틀렸을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초등학교 5학년 문제를 푸는 데에 시간이 너무 걸리는 것 같아서 문제 풀이 과정에서 조급해져서 5를 빼먹었다. 겉멋이 든 것 같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