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을 앞둔 한 숨 고르기
"2월 23일 수요일"
따뜻한 햇살이 내려쬐는 겨울날, 수강신청도 끝냈고, 이제 내일 있을 오리엔테이션을 기다리고 있다. 딱히, 할 것도 없는 상황이라… 이런 여유, 이제 조만간이면 사라질 것 같기도 하다. 우선 서울에 올라가서 방도 알아봐야 할 것인데, 아마도 이미 학교 주변에 좋은 방은 다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미리 걱정한다고 해서 도움될 것은 없으니, 이 여유를 즐겨보기로 한다.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집에서 나갈 준비를 하려 하는데 바깥에서 고양이 소리가 들려온다.
길 고양이 한 마리가 집으로 들어온 것이다. 보통 고양이들이 집에 자주 들어오는 편이긴 하지만, 이 녀석은 뭔가 다르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는다. 오히려 가까이 다가와서 재롱을 부리니…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겨울날, 우연히 집으로 들어온 고양이 한 마리와 시간을 보낸다.
이제 내일이면 서울로 가야 한다. 대구와는 이제 작별할 시간이 슬슬 다가오는 것이다. 오리엔테이션 이후에, 때마침 형도 대구에 올 일이 있다고 해서, 분당에서 만나서 같이 내려오기로 되어 있던 차였다. 아무래도… 이제부터는 서울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형 차를 이용해서 이사를 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대구로 올 일이 한번 더 있기는 했지만…
짐을 챙기고 이것저것 하다 보면, 사실 왔다가는 시간도 아닌 것이 될 가능성이 높았기에… 실질적으로 마지막 날은 오늘이었다. 고양이와 시간을 보내고, 집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마지막으로 정든 학교로 간다. 경북대학교 학생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정이 많이 들었던 곳이다. 친구들이 내게 명예학생증이라도 줘야 한다고 할 정도로… 마지막으로, 내가 공부를 하던 열람실에 들러서 책을 좀 보고, 마지막으로 사람들도 만나고,
작별인사를 나눈다.
그렇게, 2011년 편입 일기는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