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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수제비 Nov 19. 2024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삶을 바꾸기 위한 연습

퇴근길에 소아정신과 교수의 영상을 들었다. 무기력과 두려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삶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그분에 의하면 모든 문제의 시작은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생각이 모여 감정을 형성하고, 그 감정들이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고.


맞는 것 같다. 돌아보면 항상 두렵고 미칠 것 같지는 않았다. 분명 보람을 느끼고 행복한 시간들이 있었다. 나와 남을 사랑하고 아끼던 순간들도. 짜증이 나고 힘이 들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열심히 달려가던 그런 날들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부정적인 생각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평생 이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을까.

벌써 망가진 내 몸뚱이가 언제까지고 버틸 수 있을까.

내 자녀들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까.

아내와 지금처럼 서로 배려하며 아껴줄 수 있을까.

돈이 없어도 불행하지 않게 살 수 있을까.

너무 힘들어 미칠 것 같은데 계속 이 일을 하는 게 맞는 것일까.

돈보다 나 자신이 우선인데 나는 무엇이 그토록 두려워서 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것일까.

약을 먹어도 우울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죽지 않고 계속 사는 게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을 거라는 보장이 있을까.


부정적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우울한 감정들이 삶에 스며들었고 결국 삶 전체를 집어삼켰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 있든 어둡고 무거운 정서가 나를 지배했다.


만약 첫 단추를 다시 끼울 수 있다면 달라질 수 있을까. 어둡고 비관적인 생각이 아닌, 감사와 만족과 긍정적인 생각을 이어갈 수 있다면 영상에서 나온 것처럼 감정과 행동이 달라질 수 있을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셀프 환기'인 것 같다. 매 시간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는 것.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가족이 있잖아.

비록 지옥 같은 회사이지만 경제적으로 궁핍하지 않게 급여를 주잖아.

아직은 웃을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이 있잖아.

내편과 친구들, 나를 걱정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있잖아.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건강이 있잖아.

오늘도 죽지 않고 무사히 하루를 잘 견뎌냈잖아.

사실 알고 있잖아. 너는 네 생각보다 훨씬 더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고 싶다.


하루에 걸음씩만 앞으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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