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저번 달부터 심리상담을 받게 되었다 내 마음 치료가 절실하게 필요해서이다. 2년 전에도 받았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과 그때 선생님은 다르다. 2년 전 선생님은 검사 결과가 불안, 우울증이 평균에 비해서 높게 측정이 되어서 치료를 안 하면 안 된다고 하셨고 왜 이제 오셨냐고도 말씀하셨고 검사 결과를 듣는데 자책도 많이 했었다. 그동안 왜 내 마음을 돌보지 못했을까? 하는 자책 말이다.
②심리상담을 받는 날은 아니었는데 이번 주에 일이 있어서 오늘 당겨서 받았다. 지금 선생님께 “나보다 어떤 것이든 잘하는 사람 보면 부럽기도 하고 열등감도 느낀다고”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서는 “지금 공부하고 계신데 공부하시는 건 거의 말을 안 하시고 가족과의 갈등이나 관련된 부분을 말하고 계신다.”라고 하셨다. 생각해보니 공부에 관한 얘기는 거의 하지 않았었다. 그러고 나서 또 “1년 전 , 5년 전, 10년 전에는 어땠는지 ”말씀을 해보라고 하셔서 했다. 내가 10,20대 때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얘기를 주로 하였다.
③“공부는 집중해서 잘하고 있냐?”라고 물어보셨다. 가족과의 갈등이 있거나 집에 무슨 일이 있지 않는 이상 집중해서 한다고 했고 공부시간도 물어보셔서 말씀드렸다. 선생님께서 제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물어보신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셨다. 지금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자꾸 자책하게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④그리고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기 효능감이 별로 없어서 시험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어 있는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러고 나서 선생님께서 하루 일과를 다 하고 계획표를 보내보라고 하셨다. 상담받는 동안 봐주시겠다고 하셔서 대답은 알겠다고는 했는데 솔직히 긴장됐다. “내 계획표를 보시고 가고 싶은 의대가 안 된다고 하시면 어쩌지?”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⑤선생님께서 하루 일과를 통해 계획을 하나하나 성취해서 쌓이면 자존감도 올라가고 자기 효능감도 많이 생긴다고 하셨다. 그 말에는 공감한다. 그런데 성취의 경험으로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이 높아지는 것과 별개로 시험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내가 원하는 곳이 안 돼서 내가 한없이 초라하고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합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요즘 들어 더 자주 하게 된다.
➅나이가 들어가니까 더욱 불안감이 많이 든다. 남들은 자리를 다 잡아서 하는 거 같은데 나만 이러니까 마음이 초조하고 조급하고 그런다. 나는 남들보다 더 빨리 가야 한다. 항상 그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일이 잘 안 풀렸을 때 더더욱 분노가 치밀어 올랐었다.
➆나는 아직도 시험을 보기 전에 항상 시험 공포증을 겪는다. 밤새 악몽에 시달린다. 시험을 보는데 몸이 안 좋아서 제대로 못 보고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없을 때 그런 꿈을 많이 꾼다. 단 한 번도 마음 편히 지낸 적도 없었고 놀아 본 적은 더더욱 없었다.
➇오늘 상담을 마치고 집까지 1시간 좀 넘게 걸어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시험은 내년에 보지만 이번에는 시험 공포증 없이 무사히 잘 치러서 합격하고 싶다는 마음이 많이 간절해졌다.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선포한 것도 있어서 책임감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➈남궁인 작가님 블로그를 보면서 우연히 이 글을 보게 되었는데 많이 와닿았다. 사람은 자신의 자리에서, 위치에 맞는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기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기대받는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그 사람을 믿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실례다. 이 글을 보고 나는 합격을 못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실례라는 걸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 생각나게 돼서 나한테는 마음속에 새기면서 공부를 더더욱 열심히 해서 합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