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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생적 오지라퍼 Jun 25. 2024

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 51

기말고사는 잘보는 것이 장땡이다.

오늘, 3학년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기단에 대해서 학습하였다.

원래대로 한다면 기단을 배우고 이어서 전선까지 진도가 나가야 마땅하나

이번 주 금요일부터 기말고사인데다가

수행평가 점수도 확인해야 하고

기말고사 후 방과후활동 및 방학식날 진행되는 과학캠프 관련 안내도 해야해서

기단까지만 진행하는 것으로 마감하였다.


공기도 성질이 비슷한 공기끼리 모여서 기단을 만들어 함께 움직인다.

특징이 분명한 연예인들의 팬덤과도 같이 말이다.

공기의 비슷한 성질이라면 기온과 습도로 요약된다.

그리고 기단의 성질은 공기덩어리가 모이는 발생 지역의 특성을 그대로 이어받게 된다.

제주도에서 만들어지는 생수는 제주도 지하수나 천연 암반수를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나라 겨울에는 저온, 건조한 시베리아 기단의 영향을 받고

봄과 가을에는 기온은 조금 높아지지만 여전히 건조한 양쯔강 기단,

초여름에는 기온은 조금은 서늘하지만 습기가 많은 오호츠크해 기단,

그리고 한여름에는 기온이 높고 습기도 많은 북태평양 기단의 주된 영향을 받는다.

이번주부터 시작한다는 장마는 오호츠크해 기단과 북태평양 기단이 

우리나라 상공에서 힘겨루기를 하면서 많은 양의 비를 뿌리게 되는 현상이다.

오랫동안 한 장소에 머무르게 되는 정체 전선의 대표적인 것이 장마전선이다. 

더 중요한 한랭전선과 온난전선은 기말고사 이후에 수업하는 것으로 안내만 했다.


그렇다. 지금은 대부분의 중고등학생들에게는 기말고사가 최우선인 시기이다.

벌써 방학에 들어간 대학생을 부러워해봤자 기분만 꿀꿀해질뿐 아무 소용이 없다. 

아무리 멋진 계획도 기말고사를 잘 보고 나서 기쁜 마음으로 맞이해야 기분 좋은 것이지

기말고사를 망치게 되면 그 이후 방학때까지 나쁜 기분이 계속될 수 있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이번 주 동안만이라도 기말고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하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니 얼굴만 봐도 알고 니 뒷통수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말은 친정엄마가 늘상 시험을 앞두고 나에게 하시던 말이다.

나는 어린 시절 그 말이 말도 안된다고, 순거짓말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나이가 되고 보니 교사가 되어보니 그리고 학부모가 되어보니 그 말은 맞는 말이었다.

사랑을 숨기지 못하는 것처럼,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은 표시가 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공부를 많이 했는데 시험을 못봤다는 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등수는 상대적으로 달라질 수 있으나 점수는 절대적인 법이다.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그리고 수업 시간에 충실했다면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의 성적은 나오기 마련이다. 시험 문제 출제를 할 때 예상 점수를 그 정도를 희망하면서 제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80점 정도를 맞았으면 그것은 공부를 안했다고 혼날 점수는 아니다. 

모두가 100점을 맞을 수는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무슨 시험이건 80점 정도이면 최선을 아닐지라도 차선은 다한 것이다. 

화이팅이 필요한 기말고사 주간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성적은 오르고 부가적으로 다이어트가 되는 1석2조의 효과를 맛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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