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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예연 Sep 10. 2023

7년간 무기력으로 고통받던 내가 아침을 기다립니다

‘미래의 나’와 ‘현재의 나’를 연결하기

아이가 돌이 안되어 육아의 고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모든 집안일이 무거운 돌덩이처럼 느껴지고 도무지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무기력을 겪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산후우울증의 신호를 지나친 모양입니다. 이미 아이가 원인이 아닌, 내 문제로 숙면을 하지 못한 지도 꽤 되었는데도 몸을 돌보지 않은 탓이겠지요. ​


그 뒤로 신경정신과 치료와 함께한 7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7년간 성실히 먹은 것은 아니었지만 약의 도움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조증에 가까운 기간도 있었지만, 여전히 자주 찾아오는 무기력과 씨름하며 지냈습니다. 약을 먹는데도 무기력이 지속되니 이제는 의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이건 나의 게으름이 아닐까?'

자기 계발서와 습관 관련 책을 읽으며 나를 일으켜보려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분명 도움이 되던 순간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진통제를 맞듯 지속적인 자극이 없으면 나는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일쑤였습니다

한 달에 한번 병원에 방문해 같은 용량의 약을 받아오기를 반복해 오다, 올해부터 빠르게 약을 줄여나가고 있어요. 수면제 없이 잠을 잔 지도 꽤 되었고요. 담당 선생님도 잘 지내고 있다는 걸 묻지 않아도 알 정도로 안색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씀해 주세요.

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사실 7년의 시간 동안에도 굴곡은 있었습니다.

<잘 지내던 시기와 그렇지 못한 시기.>


그 차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 시간들을 들여다보니 매일 아침 침대에서 몸을 일으킬 수 있었던 힘에는 '목표'가 있었어요. 살아내서 성취하고 싶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들은 어디서 출발했는지 다시 들여다봤어요. 그 목표들은 '미래'에서 왔더라고요.


​내가 꿈꾸는 '미래의 나'가 있으니, '현재의 나'가 잘 지내게 되었습니다.


​힘들 때 무기력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책들을 많이 훑어봤어요. 공통적으로 말하는 이야기는 비슷해요. 운동, 건강한 음식, 긍정적인 생각, 여행 등등이요. 그런데 저는 반대로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 무기력으로 힘드시다면, 무기력에만 집중하지 마세요.

자기계발서에서 말한 대로 1시간을 걸어보기도 했어요. 하루를 꽉 채워 알차게 지내보기도 했어요. 왠지 뿌듯하기도 해요. 그런데 동시에 공허한 마음도 가시지 않았어요. 그건 하루를 잘 보냈다고 나를 착각하게 만드는 일이었기 때문이에요.


이건 자기계발서에도 자주 나오는 말이에요. to do list에 줄을 긋는 것에 만족하지 말라고 해요. 우선순위 위주로 하루를 보내라는 메시진데요. 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도 같아요. 정말 나에게 중요한 일을 일과에 꼭 포함시켜 보세요. 남들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 말고요.

나에게 중요한 일은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오늘 해야 할 일이에요. 미래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현재는 방향이 없이 분주하게만 만들어요. 흔히 일을 쳐낸다고 하잖아요. 그렇게 쳐내기만 하며 그날그날을 사는 삶은 금방 지치고 공허해져요. 그래서 내가 늘 바쁜데도 무력감을 느끼고 공허하다면 미래가 포함된 오늘을 보내고 있는지 확인해봐야 해요.   ​


다른 말로 바꿔 말하면 '비전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비전은 방향이고, 삶의 신념입니다.

단순하게 새벽 5시에 일어나는 일상,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는 일상을 사는 것에 목적을 두지 마세요. 조금 더 크게 나의 세계를 확장해 보세요.


왜 나는 새벽 5시에 일어나고 싶은지, 난 어떤 미래를 그리기에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세요. 남들이 미라클모닝을 하면 좋다고 하니, 가 아니라 나의 꿈을 위해 미라클모닝을 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셔야 해요. 건강한 삶이 목표가 아니라, 내가 추구하는 삶을 위해 건강을 챙기는 것으로 방향을 바꿔보세요.

모든 이유가 나의 비전에서 출발하면 목표는 의무가 아닌, 가슴 뛰는 과정이 됩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뜰 수 있는 이유가 됩니다. 세부목표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그때그때 수정해 나가는 즐거움도 있어요. 그러니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표가 아닌, 비전과 가까워지는 목표를 그려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어김없이 찾아온 오늘, 빛나는 하루로 채우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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