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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 Jan 20. 2024

나, 쓸 수 있을까?

열매와 '토(요일) 글(쓰기)' 시-작


 

 열매는 이름처럼 맑고 상큼한 누구나 좋아할 만한 성격을 지닌 친구다. 브런치 작가이자 우리 동네 이웃이자 좋은 요가 선생님이며 지금은 나의 글 메이트가 되었다. 요가 수업이 끝난 뒤 서로 쓰는 마음을 나누다가 이렇게 한 주에 하나씩 쓰게 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내가 글을 쓰는 연습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의 담백하고 따뜻한 글이 매주 발행되었으면 좋겠다는 음흉한 마음을 조금 보태서 그가 제안한 글쓰기 클럽에 무조건 들겠다고 했다. 이렇게 한 주에 한 번은 꼭 쓰는 근육을 써보자고 만든 것이 '토(요일) 글(쓰기)'프로젝트다. 못 쓴 주는 이유가 있겠지 생각하고 닦달 같은 건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벌금 같은 것도 걷지 않지만 더 무서운 제도가 있는데 그건 바로 이번 주에 못 쓴 이유를 쓰게 하는 기필코 뭐라도 쓸 수밖에 없는 창의적인 룰이다. 이렇게 어쨌든 쓰게 될 테고, 토요일 마감 막차를 타기까지 나는 꽤 고민이 짙었다. 한 주 내내 브런치에 글쓰기 버튼을 딱 누르고 막상 쓰려고 보니 어떤 주제나 감상이 떠오르질 않는 것이다. 사실 쓸모 있는 글을 이제부터 한 주에 한 개씩 써야 한다는 약간의 부담감이 작용한 건지도 모른다.


열매는 이미 향유라는 사촌동생과 답장을 주고받는 형식의 글을 쓰고 있다. 편승하는 것 같은 모양새이긴 하지만 요조와 임경선의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같은 교환일기처럼 서로 브런치 매거진으로 글을 주고받으면 어떨까? 건의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돌아오는 주는 키보드를 앞에 두고 머릿속이 텅 비 않게끔 감각하고 사색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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