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용 이미지 메이킹을 경험하다니
# 19
나는 궁금한 게 생기면 사이코인가 싶을 만큼 집요하게 찾아낸다. 새벽까지도 소음으로 피해를 주고도 죽여버리겠다며 소리치던 옆집을 결국 찾아냈다. 방송을 시청했다. 옆집 남자분은 미혼이며 얼마 전 새벽 두 시 반, 내게 소리칠 때 같이 있던 여자분은 진지하게 만나는 상대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세찬이, 세형이는 공채는 아니고 (중략 이하 ‘물결’로 표시) 홍윤화가 ~ 홍현희가 ~ 안시우는 ~ 솔직히 내가 지금 새로 하는 개콘 나가면 1등 할 수 있어요.”
개그맨이라는 직업 덕분일까? 방송 초반 40분가량은 여러 개그맨분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이 형 좀 잘됐으면 좋겠네. 인성이 참 괜찮은 사람인 듯‘
석고벽이 부서지게 쿵쿵 치며 욕하던 사람은 온데간데없고 방송 시청자분들께 옆집 남자분은 그저 귀엽고 착한 인성을 가진 개그맨이었다. 제아무리 내 집이라도 실내 흡연 절대 삼가달라는 방송이 잦은 금연 건물에 거주하면서 방 안에서 한 시간 동안 서너 개의 담배까지 피우는데도 응원의 선물이 1,000개도 넘게 쏟아졌다.
‘근데 집에서 방송하면 방음 괜찮아요?’
“아, 방음 옆집도 밤에 쿵쿵거리는 것 보면 안 괜찮은 것 같은데 아직은 문제 없어요. 시끄럽다고 하면 뭐 당연히 바로 사과하죠. 흐흐흐”
저는 사과받은 적 없는데요, 쪽지를 안 남겨서인가? 그렇다면 원하시는 대로 하루 빨리 남겨드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