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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선을 인정하고, 새롭게 진화하면서 건강한 관계로 거듭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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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으로
다시 만난 제주
제주 여행 둘째 날, 오후에 비가 온다는 반갑지 않은 예보다. 아침에 눈을 뜨니 다행히 아직 비는 오지 않는다. 도중에 비가 오더라도 부담이 덜 되는 비자림에 가기로 일정을 정했다. 비자림으로 향하는 길, 물기를 가득 품은 화산섬 제주의 땅은 더욱 검붉은 색을 띠고 있다. 봄의 기운이 무르익어 가는 산의 초록 나뭇잎과 잿빛 나무줄기, 그리고 검붉은 땅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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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29. 2023
낯선 곳으로
당정뜰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당정섬은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섬으로 덕풍천이 한강과 만나는 지점과 산곡천이 한강과 만나는 지점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팔당대교를 건너다 서울 쪽을 바라보면 한강 위에 물살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선을 그리며 당정섬이 아름답게 떠 있습니다. 당정섬은 1989년 10월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이어진 한강종합개발사업에 의한 지속된 골재채취로 완전히 사라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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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21. 2023
나에게 가족은
다시 허니문(Honeymoon again)
어느 심리전문가가 은퇴를 앞둔 여자들에게 강의를 하는 도중 다음과 같이 물었다. “여러분, 은퇴한 남편으로 다음 중 어떤 분이 좋습니까? 첫째 건강한 남편, 둘째 자상한 남편, 셋째 요리 잘하는 남편, 넷째 씩씩한 남편.” “강사님, 그중에서 꼭 골라야 하나요?” “아니요, 꼭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떤 남편을 원하시나요?” “집에 없는 남편이요.”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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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4. 2023
사람 속에서
현수(가명) 씨의 사모곡
72년생 현수 씨는 미국으로 입양되어 지금은 세 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제가 현수 씨를 만나게 된 것은 지난 2월 말 해외입양인을 위한 지원사업과 해외원조 사업을 하는 비영리 기구인 둥지를 통해서입니다. 한국에서 해외로 입양된 분들의 한국어 교육 봉사를 2022년 2월부터 하고 있는데, 올해 2월부터는 현수 씨의 한국어 공부도 돕게 되어 지금은 두 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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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08. 2023
생각을 읽고 마음을 씁니다
남편은 연착륙을 잘하고 있을까?
경착륙(hard landing)은 항공기가 급격히 고도를 낮추면서 활주로에 진입하거나 착륙하는 것을 의미하고, 연착륙(soft landing)은 비행기나 우주선이 기체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활주로에 서서히 착륙하거나 진입하는 기법을 가리키는 우주, 항공 용어이다. 경제 관련 맥락에서 사용할 때에는 이러한 특질에 맞추어 경제 상황을 비유하는데 이 용어를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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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31. 2023
생각을 읽고 마음을 씁니다
피부색, 그리고 편견과 차별
어릴 적 내 별명은 ‘아프리카 깜둥이’였다. 짭조름한 갯바람과 그늘이 많지 않은 섬마을의 강한 햇살에 내 피부는 늘 까맣게 타 있었다. 어린 마음에 나는 내 별명이 싫었다. 친구들은 제법 똘똘했던 나를 함부로 대하지는 않았지만, 사내아이들이 나를 골려주고 싶을 때 ‘아프리까 깜둥이’라고 부르며 놀리고 도망갔다. 화가 났지만 할 말이 없었다. 내 피부는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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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8. 2022
책에서 삶을 만나다
작가의 금수저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작가 북토크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 북토크에 다녀왔다. 실제로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삶을 소재로 쓴 장편소설인 ‘아버지의 해방일지’에는 빨치산에 관한 이야기가 거의 없다. 소설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는 그동안 아버지와 인연을 맺었던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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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2. 2022
생각을 읽고 마음을 씁니다
음악이 보여요
음악 공연은 대체로 주중에는 밤 시간에, 주말에는 낮시간에 열린다. 그런데 낮에 관람할 수 있는 공연이 있다. 성남아트센터에서는 낮에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매월 셋째 주 목요일 11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마티네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마티네’란 프랑스어 ‘마탱(matin:아침)’에서 온 말로 ‘마티네 콘서트’란 낮에 열리는 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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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0. 2022
사람 속에서
선생님, 저 직장을 그만두었어요
“선생님, 저 직장 그만두었어요.” 오래전 일이다. 졸업한 제자가 찾아왔다. “선생님, 저 자퇴했어요.” “자퇴라고? 아니 왜?" “저 중국으로 유학 가요.” 중학교 3학년 담임을 할 때 만났던 정말 똑똑하고 야무진 여학생이었다. 학급 회장을 맡았는데 학급운영을 얼마나 야무지게 잘하는지 담임인 내가 할 일이 별로 없었다. “00야, 0월 0일 합창대회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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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5. 2022
책에서 삶을 만나다
내 몸이 곧 나의 능력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고
프란츠 카프카를 예로 들자면, 그는 마흔이라는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고 남겨진 작품의 이미지로 보면 그야말로 예민하고 육체적으로 허약한 느낌이 들지만, 의외로 몸을 만드는데 진지하게 신경을 썼던 모양입니다. 철저하게 채식을 하고 여름이면 몰다우강에서 하루 1마일(1600미터)씩 수영을 하고 날마다 시간을 들여 체조를 했다고 합니다. 카프카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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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08. 2022
생각을 읽고 마음을 씁니다
그녀의 ‘불안’
며칠 전 지인들을 만나 저녁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임을 마치고 집이 같은 방향인 지인이 나를 데려다주었다. 밖은 추위를 몰고 올 비가 한바탕 쏟아지는 어두운 밤이었다. 차창의 빗물을 씻어내는 와이퍼 소리와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무심한 듯 규칙적으로 들렸다. 마음속 이야기를 내어놓기 좋은 그런 분위기였다. 그래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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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Nov 30. 2022
사람 속에서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한 달에 한 번 여고 동창생들을 만나 서울시내 투어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 달에는 종묘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들은 후, 창경궁을 거쳐 창덕궁을 산책했다. 인사동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신 후, 2024년 말까지 공원으로 개방한 송현동 부지를 거쳐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동상 앞에 이르렀다. 친구 1 : 아무리 봐도 저 두 동상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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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Nov 25. 2022
나에게 가족은
맏이
맏이와 어머니 지난해부터 어머니께서는 요양병원에 계신다. 코로나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도 여의치 않던 때, 어머니께 자주 전화라도 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며 매일 전화를 드렸다. 어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어느 날, 어머니의 마음이 큰 언니와 오빠에게 더 많이 가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나도 나름대로 어머니께 잘해 드리려고 노력하는데, 어머니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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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Nov 19. 2022
책에서 삶을 만나다
나의 본질과 고유한 욕구로 선택한 나만의 삶
박혜윤의 ‘숲속의 자본주의자’를 읽고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라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치열한 경쟁이 버거워서 그런 꿈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과연 사람들이 말하는 평범하고 무난한 삶이란 어떤 것일까? 다른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생활모습으로 살아가며, 무리에서 크게 튀거나 벗어나지 않는 삶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대부분의 현대인은 표면적으로 정말 무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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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Nov 12. 2022
생각을 읽고 마음을 씁니다
둘째가 학원을 가지 않겠다고 했다 2
‘엄마의 실력을 철석같이 믿는 것을 고마워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며 둘째의 성격을 아는지라 하는 수 없이 같이 공부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내가 오롯이 모든 내용을 다 가르치는 것은 나에게 너무 가혹하고 힘든 과정임을 알기에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인터넷상에서 언어영역 수업을 하는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으니까, 그들 중 최고의 선생님을 찾아야 했다. 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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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Nov 09. 2022
생각을 읽고 마음을 씁니다
둘째가 학원을 가지 않겠다고 했다 1
학생들이 학원버스에서 우르르 내린다. 늦은 밤 시간이라 그런지 아이들의 발걸음에 힘이 없고 어깨도 쳐저있다. 문득 우리 집 아이들의 중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른다. 그때는 학원 간판도 눈에 많이 띄었는데... 요즘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학원 수가 줄어서가 아니라, 중고등학교 교육은 이미 나의 관심 밖의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 2년을 살고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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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Nov 05. 2022
책에서 삶을 만나다
최진기의 ‘끝내주는 전쟁사 특강 2’를 읽고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몰라도,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
지난 9월부터 지역 독서모임에서 일주일에 책을 한 권 정해서 읽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는데 이번 주에 읽은 책이 최진기의 ‘끝내주는 전쟁사 특강 2’였다. 나는 전쟁과 관련된 소설, 영화 등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 책에도 선뜻 손이 가지 않았는데 책을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작가는 전쟁에 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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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03. 2022
책에서 삶을 만나다
역사를 대하는 시각이 담긴 서술 장치
시오노 나나미의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을 읽고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은 오랜 세월 지속적으로 주변 세계에 영향을 미쳐온 한 문명의 종말로 이어지며 세계사를 바꾼 인류 역사의 큰 획을 긋는 사건이었다. 15세기,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기 전 비잔틴 제국은 영토면에서는 투르크에 포위되어 있었으며, 경제적으로는 서유럽 해상무역국가들(베네치아, 제노바 등)에 의해 지배되고 있었다. 당시 비잔틴 제국의 황제 콘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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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8. 2022
낯선 곳으로
사람의 눈만 한 렌즈는 없지
'금오도 비렁길'을 다녀와서
올해는 유독 이 가을이 금방 저물어버릴 것 같아 조바심이 난다. 날이 추워지기 전에, 가을이 다 가기 전에, 2년 전 다녀왔던 금오도 비렁길, 그곳으로 다시 가기로 했다. ‘금오도 비렁길’은? ‘비렁’은 순우리말인 ‘벼랑’의 여수 사투리로, ‘비렁길’은 해안절벽과 해안단구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이다. 주민들이 땔감을 구하고 낚시를 하러 다녔던 생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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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Oct 25. 2022
생각을 읽고 마음을 씁니다
‘점약’ 있으세요?
행복의 열쇠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8년 남짓 직장생활을 하다가 최근에 서울에서 일하게 된 딸은 혼자 점심 먹는 것이 편하다고 한다. 점심시간만큼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점심을 즐기고 싶다는 것이다. 특별히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할 말이 있는 경우는 미리 약속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흔히 우리나라 직장 문화에서는 점심시간이 되면 서로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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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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