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해질 수 있는 필수적 요소가 우리 안에 많이 내재되어 있음을 기억하자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진심으로
애정하는 메디컬 휴먼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
2005년부터 지금까지 시즌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왠지 위로가 되는 느낌이다.
극 중 메러디스는 어느 예측할 수 없는 경계선에
자주 놓이게 되는 연출 구도인데
그 애매모호한 상황 안에서
계속해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그녀의 담백한 독백을 좋아한다.
M.
우리는 의사로서 데이터에 기대어
환자를 치료하고 위험을 최소화한다.
따라서 데이터가 없다면 판단하는 것
자체가 두려울 수 있다.
오직 감과 본능, 희망만을 의지하여
진료해야 할 때도 있다.
가끔 우리는 뜻대로 되지 않는다.
——
어떤 때는 잘 풀리기도 한다.
당뇨치료 법이 개발되기 전에는
아픈 아이들에게 인슐린이란 걸 줬다.
직감에 의지해 처방한 실험적 추출물이었다.
끔찍한 병이었으나 위험을 감수한 결과
수백만을 살리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직감이 부르짖어도
그의 근거에 판단하기 전에는
늘 이런 걱정이 먼저 든다
‘큰 실수를 저지르는 거면 어떡하지’
——
실험적인 약물, 불가능한 꿈, 선택의 순간 우린
매일 갈림길에 서고 선택의 기회비용을 따져야 한다.
어떨 때는 처참하게 실패한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려면 자신을 굳게 믿어야 한다.
——
어떤 결과와 마주 할지 우린 절대 알 수 없다.
M.
연구에 따르면 외과의가 수술실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경력이 적을수록
교과서적인 표준절차에 의존한다고 한다.
일리 있는 얘기다.
경력이 적을수록 경험에서 답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숙련된 외과의는 직관적으로 결정한다.
——
경험이 더 풍부할수록, 합병증이 생기더라도
당황할 가능성은 작아진다.
언제든 유연하게 대처할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
외과의의 훈련만 충분하다면 언제 어떤 식으로
교과서에서 벗어나야 할지 알게 된다.
우린 경험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다.
환자를 도울 선택지도 더 다양해진다.
획일화된 해결책이 언제나 들어맞는 건 아니다.
환자는 모두 다르다.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땐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다
그래서 다양한 요인을 수집하고,
선택지를 분석한 후
우리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우리에게
적합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잠들기 전, 예전에 기록했던
메러디스의 독백 대사들을 옮겨 적어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