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단계로 격상하며 강제 휴가 중인 트레이너의 코로나 대처 일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하며 수도권 내 실내체육시설은 모두 강제 영업 중지 중입니다.
이 일기는 서울의 한 트레이너가 코로나 사태로 허우적 거렸던 과정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여러분 모두 힘내세요!
코로나가 발병했다.
지루한 강의를 들을 때 나는 종종 두꺼운 전공책 위에 휴대폰을 올려놓고 게임을 하곤 했다. 재미있게 했던 게임 중 '전염병 주식회사'라는 게임이 있었다. 전 세계에 바이러스가 퍼지는 걸 막아 지구를 바이러스로부터 막아내는 게임이다. 학생의 본분을 망각하고 3시간짜리 전공수업도 마법처럼 지나가게 만들어 주었던 게임. 한동안 푹 빠져 있었던 게임이 올해 초 내게 현실로 다가왔다. 중국에서 발병한 이 바이러스는 단 3개월 만에 나의 생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단 8개월 만에 강제로 내게 휴식을 안겨주었다. 그 바이러스 이름은 '코로나'이다.
게임 단계로 따지면 나는 현재 '어려움' 난이도 속에 놓여 있는 것 같다.
팬데믹 선언과 책임감
누군가에게 '운동'을 매개체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직업이 '트레이너'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나와의 한 시간 수업을 위해 본인의 한 시간을 할애한다. 내 시간은 그런 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막중한 책임감 속에서 늘 최선을 다 해왔기에 코로나에 대한 대처 역시 민감하게 반응했다. 3월 중순, WHO의 팬데믹 선언과 함께 코로나에 대한 촉수는 한껏 예민해졌다.
상황 파악하기 : 내가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종이와 펜을 들고 통제 가능한 부분과 통제가 불가능한 부분을 생각해보았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나란 사람이 종식시키기는 어렵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관심을 할애하기로 결정하고 종이 위에 다음과 같이 끄적여보았는데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우선 개인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처해야 하는 행동 지침을 따랐다. 손을 잘 씻고, 발열 체크는 수시로, 사람 많은 곳은 자제하고, 근무와 이동 중엔 항시 마스크 착용에 신경 썼다. 운동하는 환경에 대해서도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을 따르며 소독과 방역에 힘썼다.
뿐만 아니라 스튜디오 운영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입장이기에 현재 현황에 대해 팬데믹 선언 즉시 현황 파악과 방안에 대하여 모색했다. 전체 회원 중 기존 휴회 회원님과 코로나로 인한 휴회 회원님을 파악을 했다. 실제로 펜데믹 선언 직후 90% 가까이 되던 전체 출석률이 60%로 약 30% 가까이 감소했으며, 신규 유입률은 '0%'에 가까웠다. 우리에 대한 신뢰감과 유대 없이 이 시국에 새롭게 운동을 시작한다? 나라도 망설여질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 회원 유치를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에 청소와 관리에 힘쓰고 있는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지도에 예약 시스템을 오픈하는 등 소소한 시도들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회원님들의 출석률 증진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전부터 나오지 않던 10%의 회원님들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다시 한번 파악했고 코로나로 인해 휴회하시는 회원님들께서 휴회를 하시는 이유에 대해 더욱 구체화해보았다. 다양한 패턴이 존재하였었는데 외부적인 이유로는 육아, 근무 환경 전환, 주변인의 강요 등이 있었고 내부적인 이유로는 건강에 예민한 기질, 운동을 하러 가는 것에 대한 사회적 시선에 대한 부담감 등이 있었다. 우리는 모든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했으며 그러면서도 운동을 하는 데에 있어서 부담감이 없으시고 처한 환경이 상대적으로 유연하신 분들에 한해 조심스럽게 운동을 권유했다. 뿐만 아니라 복귀 시점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하려 노력했고 이러한 노력은 1~2주에 한 번씩 파악하며 현황을 업데이트했다.
외적인 부분과 내적인 부분에 있어 통제 가능한 부분에 대하여 예민하게 반응한 결과는 어땠을까?
다음화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