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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굿네이버 Apr 28. 2024

그것이 가정 폭력인지조차 몰랐다.

가정은 사랑과 이해, 꿈과 소망의 장소여야 한다.

나는 가정 폭력의 희생자이다.

아니 수 십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나 역시도 가정 폭력의 희생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렸을 적 부모님은 자주 싸우셨다. 너무나 까마득한 옛날이라 기억이 나지 않지만, 문득문득 스치는 장면들이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과 방 한가운데서 싸우고 있고, 우리 네 남매는 공포에 떨며 울고 있었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부부 싸움을 하셨다.

그때마다 아버지의 잦은 폭언과 폭행이 이어졌고

어머니는 맞는 중에도 우리를 감싸 안기 바쁘셨다.


그 때문인지 나는 어렸을 적 무척이나 소심했다.

그저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라 생각했다.

나 자신을 잘 표현하지도 못했고,

늘 사람들 뒤에 숨어 나 자신을 감추기 바빴다.

나는 자존감이 참으로 낮은 아이였다.


반면 5살 차이가 나는 형은 나와는 완전히 달랐다.

고등학교가 되자 형은 극도로 폭력적으로 변해갔다.

화가 나면 폭설을 퍼붓고,

물건을 집어던지기도 했다.

“와장창 “

한 번은 병을 집어던져 문짝 유리가 박살이 났다.


나에게 형은 저승사자와 같이 무서운 존재였다.

그저 그땐 하나같이 형의 못된 성격이 문제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내가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병원 응급실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가정 폭력과 맞서 싸우는 일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바로 형이나 내가 가정 폭력의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의 소심한 성격이나 형의 폭력적인 성향조차도 그저 성격 탓이 아니었다.

가정 폭력의 독은 우리 가족 모두의 피에 녹아들어,

우리의 영과 혼을 썩어 문들어지게 했다.


그러나 그때는 몰랐다.

그 누구도 내가 경험했던 일들이 가정 폭력이라 말해 주지 않았다.

학교에서 단 한 분의 선생님도 나에게 내 가정의 상황을 관심 있게 물어준 분이 없었다.

아버지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당한 어머니에게

그 누구도 그것이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폭력이라 알려준 이도, 도움을 준 이도 없었다.


그저 그때는 온몸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던 어머니도,

어머니가 맞는 장면을 지켜보며 공포와 두려움에 떨며 울던 우리도 그저 버텨야만 했다.

오로지 참고 버티고, 침묵하는 것만이 최선이라 생각했다.


2013년 한 신문 기사를 찾아보니, 가장 폭력을 당한 피해자 중에 불과 1.8%만 주변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리고 68%가 ‘그냥 있었다’라고 한다.  그 이유를 물으니  ‘가족이니까’가 1위를 차지했다.

가족이기에 그저 참고, 견디고, 버티야 하는 현실은 나의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듯했다.  

[출처] 기독교 일간지 신문 기독일보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22532#share​​


가정폭력 일어나도 절반만 '신고'…미신고 이유 '가족이니까'

여성가족부(장관 조윤선)가 지난 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2013년 가정폭력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가정폭력 실태조사는「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

www.christiandaily.co.kr


아니다. 가족이니까 참아야 하고, 버터야 하고 견뎌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가정은 사랑과 이해와 희망과 꿈들이 넘치는 장소여야 한다.

하지만 폭행은 이런 바람을 완전히 파괴해 버린다.


"Home should be a space of love, understanding, hope, and dreams.

Violence destroys those values." - Lisa Klein

가정 폭력 희생자였던 나는 지금

이제 이 가정폭력과 맞짱을 뜨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바로 나의 치열한 싸움 일기이며,

나의 치유기이다.


https://wellbeingways.org/%eb%b6%80%eb%b6%80-%ec%8b%b8%ec%9b%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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