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진료일이다
피곤하게 일어나 가뿐하게 출발한 걸음은 무거운 마음을 받아 안고 돌아왔다
심각한데...
한마디 뱉으고 선 직접 전화해 검사일정 잡고 다음 진료일까지 잡는다
꼭 그날까지 봤으면 한단다
20 날.
헉. 직접 전화해서 잡는 것도 놀랐는데 20 날이라 꼭 집어 말한다
비가 오려 하면 숲은 알아서 어둠 속으로 걸어간다 오기 전에 채비를 해두는 게다
숲 여기저기 발자국을. 드미는 누군가에게 알리는지.
가끔 치는 천둥번개가 얼마나 두려운지
그래서 무섭도록 떠는 모습은 멀리서 바라보는 내 눈에만 보이는 숨겨진 모습일 게다
그리고, 나는 오늘 그의 마음을 봤다
나도 떠는데 내 마음까지 지키려 하니 정리가 되지 않는... 그의 마음이 지금 내 마음이려나.
무엇인지 모르게 엄습하는 의사의 모습도 어렵고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릿속을 헤매는 바퀴벌레도 밟아버리고 싶다
복잡함을 더불어 잡고 내려와 금요일 입원하러 다시 올라가야 한다
이미 두 다리는 천근이고 머리는 만근이다
모레까지 버티려나...
하필 토요일은 생일이다 딸아이와 약속을 하고 일정도 짰었는데...
참... 인생이 이래서 어렵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몰라서
애써 달래면서 웃어 보이는 아이의 웃음이 애처롭다
저도 채우려 애쓰는 상현달이 무거운 마음을 그나마 달래주는 새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