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 는요 식당에서 점원을 부를 때 쓰는 말이다
6월 23일
오랜만에 친구가 여수에 놀러 왔다
붕자원방래라.
기쁜 마음에 요즘 유행하는 하모하모를 먹이려고 바닷가 근처 단골 횟집에 데려가 자리를 잡았다
샤브샤브를 시켰다
끼룩끼룩 거리는 소리에 바다정취가 물씬 풍기고 노을이 자리를 붉게 움트는 여름 저녁이었다
" 까마귀는 왜 저리 시끄럽지?!"
"잉? 갈매기야"
"아, 그래?"
정적이 흘렀으나 정적마저도 즐거웠다
마침 육수가 뜨겁게 달아오르더니 끓기 시작하고
친구는 야채를 이것저것 넣더니
"저서!"
국자를 들고 잘 저스고 있는데
같이 온 서울 남자 친구가
"저서, 가 아니고 저어"
미치겠다.
"저서가 왜? 우린 저서라 그래.
저어. 는!
식당에서 누군가를 부를 때 저어~~ 하고 부르는 것 밖에 몰라. 뭣도 모름서 서울 남자라고 아는척하긴!"
확 터졌다.
왜 저리 귀엽냐
실로 오랜만에 웃음이 터졌다
아이들이 있어야 집에 웃음이 있다더니 딱 그 짝이지 않은가
내 딸이 친구가 광주에서 왔다며 대접하고 저녁엔 집에 같이 와서 잘 거라며 나가더니 저 행복한 웃음을 안고 들어와선 내 앞에 풀어 주었다
갑자기 터지는 웃음에 정말 오래간만에 크게 웃었다
아이는 제 어미의 웃음에 맘이 놓이는지 기분이 좋은지 연신 종알대고 친구는 옆에서 맞장구를 친다
귀여운 녀석들
이제 이십 대의 내 아이들은 저렇게 빛나고 있다 그저 웃고 재잘대는 것만으로도 반짝거리지 아니한가
아름다운 그 모습에서 한가닥 희망의 실가락을 본다
오늘밤은 별이 내 옆에서 함께 빛나 줄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