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GA is

by Kkuromi

작년 이맘 여름쯤 혼자 제주도로 요가 여행을 떠났다. 몸과 마음을 붙일 곳도 없이 이어갔던 108배 수리야와 그간 매트 위에서 흘렸던 땀 혹은 눈물은 꽤나 단단히 삶에 요가를 들여, 그해 여름의 열기와 함께 수련을 더해갔다. 그 때 수련을 이어가며 차곡차곡 쌓였던 매트 위에서의 깨달음은 마음 속에, 노트에 때때로 적어내려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매트 위에서의 요가 못지 않게 요가로부터 비롯된 말과 글은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나의 요가 수련일지.

요가의 여정을 떠날 수 밖에 없던 요가이즈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요가는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지 또 한번 묻는다.


제주로 혼자 요가 여행을 떠나는 내가 바랐던 건,

그게 무엇이든 떠오르는 모든 것, 변화하는 모든 것을 흘려보낼 것, 늘 처음인 현재에 새로움을 느낄 것.

좋은 마음,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욕심도 강박이 되지 않도록 펜이 잡히는 대로 어디서든 썼다. 그냥 그 순간, 그 마음에 존재할 수 있다면.


영화를 보는 내내 요가에 대해 말하는 모든 것이 경험으로, 깨달음으로, 만트라로 다가왔다. 의식과 무의식으로부터 요가를 택했던 모든 마음이 건들여졌다.


---


변함 없이 존재하는 한가지, “변화”

‘우리가 무언가 다 알아냈다고 생각했을 바로 그때 변화가 시작된다’

그 변화는 우리에게 멈추어 현실을 직시하라고 한다.

직시의 시발점은 고난의 순간들이다.


힘들었던 삶에 더 선명하게 느껴지던 요가의 감각을 기억한다. 이미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자꾸 뒤돌아보는, 갈피 잃은 마음을 현재에 두는 것. 받아들이는 것. 진짜 나를 깨워, 나와 세상이 연결되는 것.


수련의 목표로서의 요가.

수련 그 자체로서의 요가.

아사나의 목적은 그것에 있었다.

아사나로부터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에 대해

논리적 사고의 계발을 위해 수학이 필요한 것과 같다는 글을 떠올렸다. 도구이자 목적이 되는 아사나의, 요가의 무한함에 나는 자유와 평화를 새기고 있다.


---


시간이 말해주길 바랐고

소신인지 고집일지 알 수 없는 마음에

그저 버텨온 날들로는 답해주지 않았던 것들이 있다.

결국 나만이 찾을 수 있었던 이유들.


요가를 하는 나는 현실로부터 도망가려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게 아닐까 하고.

그럼에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요가의 세계에서, 피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깊어짐과 이완의 틈사이로 호흡하며 인내를, 강인함을 배우며 삶의 곳곳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결국 두려워하는 것을 직면해야 한다고, 도망갈 수 없다고. 그것이 마음 속 평화를 찾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근심, 걱정은 현실세계에서의 원동력이었기에 사랑, 연민, 지혜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요가의 시선은 요가가 지닌 힘이었고, 내 안에서 찾는 아름다움, 스스로에게 기대는 힘이 되어 나와의 관계를 좋게 한다.


---


‘요가의 문은 그냥 열린 것입니다’


어둠과 빛 모두로부터 자유로워질 것

자유롭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오직 당신만이 해결할 수 있어 당신의 선택, 정답으로 나아갈 것.


당신의 인식에 빛을 불러오는 방법을 배워 어둠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용기를 배워야 하는 것이죠.

그러한 어둠이 또 온갖 종료의 신비롭고 흥미로운 새로운 생명 같은 것들을 만들어내는 곳이기도 한 거죠.


사실 내가 겪는 고통, 마주하는 아픔은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될 것들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그랬기에 나의 그늘 아래에서 숨 쉴 수 있는 요가 안내자를 꿈꾸었고, 더 깊은 슬픔에 공감하고 사랑을 나눌 수 있기를 다짐했다. 비록 작은 불씨에 불과한 나날, 나이지만 이 작은 불씨는 우주 전체에서 놀랍도록 가치있기에.


‘만약 정말 당신의 소명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싶다면, 당신의 깊은 상처를 들여다 보세요’


일도 요가도 힘들지 않냐고 내게 묻는다.

때론 힘들지만 사실 힘이 더 났다. 요가를 하는 나를 알아감에 차오르는 충만함을 느꼈고,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나를 지키고 지켜내는 것들을 누리게 한다는 생각이다.

요가 수련만이 나를 흔들리는 나로부터 세상으로부터 지키고, 실은 더 나아가기 위한 힘이 된다. 요가가 내게 돌아올 믿을 구석이 되어주어 삶의 정렬을 꾸준히 맞추고 있는 지금에 벌써부터 아쉬움이 드리운다.


인간이란 매우 변하기 쉽다.

그래서 목적을 진화해야 한다 의식적으로.

그 여정에 있음에 그저, 감사한 요즘이다.


‘누구든 깊은 사랑에 자신의 일에 대한 헌신에 깊이 연계되어 있다’

이러한 열망을 재현한다 요가는

작가의 이전글요가수트라를 읽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