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황"이 들어간 대표적인 빈용처방 중 하나
이전에 "백호가인삼탕"이라는 방제를 다루면서 "백호"란 석고광물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이번 챕터에서는 다른 동방의 사신 이름이 들어간 다른 방제를 소개드리고자 한다.
"소청룡탕"이라고 하는 유명한 방제인데 길가다가 어느 약국에 들어가도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쓰이는 약이다.
"청룡"이란 무슨 의미인지 먼저 살펴보도록 하자.
"담(痰)과 콧물의 성질은 본방증을 진단함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본방증의 담액과 콧물 등의 분비물은 반드시 물처럼 맑고 묽거나 점액성으로 그 양이 많고 설태는 白滑(희고 매끄러움)하고 점액이 가득하다. 필자는 이를 편의상 "청룡수"라고 칭한다. 이는 신화에서 나오는 청룡이 바다를 압도하고 물밀 듯 퍼져나가 풍파를 일으키는데서 기안한 것이다. 만일 점성이 있는 누런 가래가 쉽게 뱉어지지 않으며 설태가 건조한 해천은 소청룡탕증에 해당되지 않는다." 중의십대류방 - 황황 著
이 외에도 마황이 푸른 목기를 상징하여 "청룡"이다라는 설도 있으나 위의 설명이 소청룡탕의 방제를 이해하기에 훨씬 수월한 듯 하다.
소청룡탕은 위와 같은 약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 속 부가설명과 같이 우선 "마황"이 들어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마황은 많은 한약 방제에서 메인 약재로 쓰이는 약으로서 이와 같은 방제들을 "마황제"라고 일컫기도 한다.
우선은 마황류 방제의 기본방이라고 할 수 있는 "마황탕"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광동제약에서 오른쪽 사진과 같이 "광동탕엠엑"이라고 하여 쌍화탕 같이 생긴 의약품을 출시하여 판매하고 있다.
"무한(無汗)의 발열오한, 무한의 신체통, 무한의 해천(기침과 천식), 무한의 부종 등은 모두 마황증이 존재함을 고려해볼 수가 있다."
중의십대류방 中 - 황황 著
즉, 땀이 나지 않으면서 위와 같은 증상들(흔히 감기 걸렸을 때 많이 볼 수 있는)이 보인다고 판단되면 우선은 마황류 방제를 기본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막힌 표(表)를 풀어 몸 속에 정체된 수습(水濕)을 빼내는 원리다.
마황은 생약학적으로 에페드린 및 슈도에페드린을 지표성분으로 가지는데 이들의 대표적인 특징이 바로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것이다.
(이 중 슈도에페드린은 비충혈제거제로서 일반의약품 뿐만 아니라 전문의약품에서도 코감기약하면 빼놓을 수 없는 처방으로 쓰이고 있다.)
" 소청룡탕은 마황탕에서 행인을 제거하고 세신, 건강, 오미자, 반하, 작약을 가미한 처방이다. 이 중 세신, 건강, 오미자는 장중경이 기침을 치료할 때 상용하는 배합이다. … 水氣, 다시 말해 담음, 수음이라 함은 수액이 체내에 머무름으로써 일어나느 부종, 위에서 물소리나는것, 소변불리, 등에 냉감, 복만 등의 병변을 말한다. … 그러므로 소청룡탕증은 마황탕증과 수음(水飮)증의 결합체라고 할 수 있다.
…
오한 역시 반드시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발열과 무한은 일정치 않다. 발열이 없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 체온이 낮은 경우도 있다. 특히 허약한 노인들은 체온이 정상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보통 무한(無汗)이지만 일부환자에게 땀이 있기도 하나 비오듯이 흘리지는 않는다."
중의십대류방 - 황황 著
즉, 마황탕증에 수습이 정체되어 있는 것을 빼내는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마황 이외에 기타 약재들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자면 감초건강탕(감초, 건강)은 냉증과 수습의 불균형을 치료하며 반하는 대표적인 조습화담(습을 말리고 담을 삭히는)약으로서 약재의 구성도 "수음(水飮)증"의 해결과 관련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수음증이 가장 잘 관찰되는 예가 바로 알러지 반응이다.
약간 튼튼한 체격의 54세 남성. 꽃가루 알레르기 시즌이 아닌데도 도무지 콧물이 멈추질 않는다. 조금 오슬오슬하기도 해서 감기라도 걸린걸까 생각하고 있다. 체온도 평소보다 약간 높아 소청룡탕을 1일 3회, 따뜻하게 끓인 물에 녹여 복용하도록 했다. 그렇게 하자 2일 만에 코감기 기운이 사라졌다며 기뻐했다.
중간체형의 53세 여성. 이전부터 꽃가루 알레르기를 겪고 있다. 양약을 사용하는데 깔끔하지가 않다. 그래서 한약을 받길 희망했다. 소청룡탕을 4주간 처방했다. 그러자 매우 편해졌다. 양약은 변경하지 않고 병용하고 있다. 본인이 원할 때만 처방해서 해마다 찾아오는 꽃가루 알레르기 시즌을 넘기고 있다.
중간체형의 34세 여성. 알레르기 결막염으로 안과에서 점안약을 받았다. 눈이 가려워 참을 수가 없어 뭔가 한약이라도 처방받고 싶다고 했다. 정석대로 소청룡탕을 처방했다. 4주간 복용하자, 가려움은 거의 좋아졌다. 그 후에는 적절히 복용하도록 지시했다.
플로차트 한약치료2 - 니미 마사노리 著
시중에 출시되는 코감기약 일반의약품은 거의 전부 항히스타민제가 기본으로 들어있다. 항히스타민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졸음이 부담되시거나(물론 최근 세대들은 졸음 부담이 덜하게 나오기도 하지만) 효과가 시원치않다고 느껴지신다면 소청룡탕을 드시거나 병용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