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질캡슐은 어차피 "알피바이오"
약국에서 약을 사드시는 경우 제약사 브랜드를 따지시는 분들이 꽤 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꽤 있을 것이다. 대부분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는 경구투여약들은 OEM(주문자위탁생산) 방식으로 제조원과 판매원이 따로 되어 있어 판매 포장케이스에만 제약회사 브랜드가 입혀지고 실제로 의약품을 만드는 공정 회사는 따로 있다. 생각보다 제조원과 판매원이 같은 경우가 굉장히 드물다.
경구투여 하는 알약을 크게 분류해보면 위 사진과 같이 정제, 경질캡슐, 연질캡슐로 나눌 수 있다. 정제는 분말형태의 약을 압착하여 단단한 덩어리 형태로 만든 것을 말한다. 정제약의 쓴맛을 차단하기 위해서나 혹은 위를 거쳐 대장까지 도달해야되는 경우 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코팅을 씌우기도 한다. 분말형태의 약이 잘 뭉쳐지지 않아 정제로 만들 수 없는 경우 경질캡슐로 만들기도 한다.
일반의약품으로 출시되는 해열진통소염제, 감기약 등은 대다수가 연질캡슐로 많이 생산된다.(왜 그런지 이유는 모르겠으나 연질캡슐의 빠른 흡수율을 기대하는게 아닐까싶다?) 수많은 제약회사에서 이러한 약들이 출시되는데 약 포장케이스의 뒷면을 보면 대다수의 연질캡슐약 제조원이 "알피바이오"다. 제약사마다 같은 성분의 약을 다른 이름으로 출시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대부분 한 회사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이 곳에서 연질캡슐제제를 생산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해열진통소염제, 감기약 일반의약품은 끊긴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보시다시피 대다수의 제약회사와 연결되어 있고 세계적인 기술력과 역사가 있는 회사이므로 믿고 드시면 되겠다.
여담으로 제조 및 판매를 독자적으로 하는 회사를 한 곳 소개드리고자 한다. 바로 "한풍제약"이라는 곳인데 일반인 분들이라면 잘 모르실 수도 있겠으나 한방제제로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유명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좌측은 한풍제약에서 생산된 과립이고 우측은 다른 곳에서 생산된 과립이다. 최대한 근접하게 찍어 봤는데 혹시 차이가 느껴지실지 모르겠다. 실제로 보면 다른 회사에서 생산된 과립제는 뭔가 국수가락을 잘라놓은 듯한 느낌(?)이 나는데 한풍제약 제품은 성상부터 좀 다르다. 그리고 실제로 입 안에 넣어보았을 때 느껴지는 맛과 향에서 큰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필자도 학교 다닐 때부터 한풍제약 제품이 좋다는 얘기만 막연하게 들어봤는데 어떤 기술력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아마도 제조하는 공법에 차이가 있는 듯 한데 제약사 홈페이지에 따로 홍보되어있지는 않다.
한풍에서도 위와 같이 감기약을 제조, 판매하는데 성분 구성을 보면 한방 특성 회사답게 양한방 복합제제로 만들어 출시하고 있다. 이런 구성으로 약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위의 사진에서 좌측은 녹십자에서 출시한 "비맥스 메타정"이라는 종합비타민제이며, 우측은 동아제약에서 출시한 "베나치오"라는 마시는 소화제다. 두 제품 모두 연예인이 광고하며 인지도가 꽤나 높은 약들인데 보시다시피 한풍제약에서 제조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혹시나 약국에서 약을 샀는데 한풍제약 제품을 건네받는다면 이 약국은 좋은 약을 쓰는구나 라고 생각해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