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 4 : 요즈음 갖고 싶은 것은
추운 겨울마다 항상
가지고 싶은 물건이 있는데,
그건 카메라예요.
3년 전 겨울,
후지필름의 카메라를 구매했죠.
막상 사보니 찍을 게 없어
다음 해 불광천의 벚꽃비가 내리기 전 처분했어요.
사진을 취미로 가졌던 때가 있어요.
뒤가 흐려지고 집중된 사람과 사물이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 인듯하여
어린 광기로 이리저리 찍고 다녔었죠.
6년 전 늦겨울, 나의 첫 카메라는
소니의 a6500 이였어요.
사진도 영상도 완벽에 가까웠던
아주 적당한 카메라였어요.
크롭바디였던 것만 빼면.
이 정도의 결핍 때문일까요?
가벼운 것은 맘에 들었지만
풀프레임을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5년 전 초겨울,
이제 막 긴팔을 꺼낼 때쯤
풀프레임을 샀어요.
무거운 건 싫어서
이맘때쯤 나온 가장 가벼운
캐논의 카메라를 샀어요.
참 맘에 들었죠.
그래서 가장 오래 썼었죠.
시간이 흐르고
올해 첫눈이 왔어요.
겨울이 왔나 봅니다.
또 생각이 났어요.
물론 그때는 눈이 내리진 않았죠.
그러니 이 순간을 담아 보여주고 싶어요.
나는 이렇게 살고 있어요.
서둘러 도망쳐 미안합니다.
그때 더 많이 담았다면 괜찮았을까요?
이번에는 가볍디 가벼운
리코의 똑딱이가 어떨까 합니다.
아직은 이른듯한 춤사위와 함께
게슴츠레 뜬 눈을 똑딱이며
별안간 다가온 겨울에 작별인사를 할까 합니다.